러시아 월드컵 亞 예선 중국전 출전이 보약… 지동원, 분데스리가 브레멘전 펄펄

입력 2016-09-12 18:11
지동원이 11일(현지시간) 독일 브레멘의 베저스타디온에서 열린 2016-2017 분데스리가 베르더 브레멘과의 2라운드 경기에서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브레멘 홈페이지

11일(현지시간) 독일 브레멘의 베저스타디온에서 열린 2016-2017 독일 분데스리가 아우크스부르크와 베르더 브레멘의 2라운드 경기. 아우크스부르크의 공격 흐름은 뻑뻑했다. 전반 종료 직전엔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내줬다. 볼프스부르크와의 분데스리가 개막전에서 0대 2로 패한 아우크스부르크는 연패의 위기에 빠졌다. 다급해진 디르크 슈스터 아우크스부르크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공격진에 변화를 줬다. 부진한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 라울 보바디야(29)를 빼고 지동원(25)을 투입한 것이다. 지동원은 활발한 움직임으로 측면 공격을 주도했다. 브레멘의 수비벽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경기 결과는 아우크스부르크의 2대 1 역전승. 지동원은 모처럼 활짝 웃었다.

지동원은 지난 시즌 부진의 늪에 빠져 있었다. 최전방 공격수 등 다섯 개의 포지션에 투입됐지만 어떤 곳에서도 장점을 보이지 못했다. 21경기에 출전해 평균 37.4분을 소화하며 슈팅 0.6회, 드리블 돌파는 0.2회를 기록했다. 골은 없었고, 유효 슈팅은 3회에 그쳤다.

그러나 슈스터 감독은 지동원에 대한 신뢰를 거두지 않았다. 지난 DFB 포칼 1라운드와 분데스리가 개막전에서 지동원을 교체로 출장시켰다. 하지만 지동원은 2경기에선 공격적인 부분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단 한 개의 슈팅도, 키 패스(슈팅으로 연결되는 패스)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슈스터 감독은 다시 지동원을 브레멘전에 교체 투입하며 신뢰를 보냈다.

지동원은 브레멘전에서 슈팅 3회, 유효 슈팅 1회, 키 패스 3회, 공중볼 획득 2회, 드리블 돌파 1회, 패스 성공률 77.8%을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후반 22분 인상적인 장면이 나왔다. 지동원은 상대 수비수들이 자기 진영으로 복귀하기 전 빠르게 롱 스로인으로 구자철(27)에게 득점 기회를 만들어 줬다. 구자철의 슈팅은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지만 지동원의 영리한 판단이 돋보였다.

지동원은 지난 1일 중국과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1차전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이후 완연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는 당시 최전방 원톱으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뛰며 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헤딩슛으로 상대의 자책골을 유도하는 등 중국전 3골에 모두 관여했다.

현재 아우크스부르크의 공격수들은 부진에 빠져 있다. 지동원이 현재의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교체 요원을 넘어 주전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 전망이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