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국내 소비자에 갤럭시 노트7 사용 중지 권고

입력 2016-09-12 04:08
갤럭시 노트7이 11일 서울시내 한 삼성전자 휴대전화 매장에서 전원이 꺼진 채 진열돼 있다. 제품 사이에 판매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판매점에 진열된 모든 노트7의 전원을 차단해 달라고 이동통신사에 공지했다. 윤성호 기자

배터리 발화로 리콜 조치됐던 갤럭시 노트7이 미국에 이어 국내에서도 사용 중지 권고가 내려졌다. 삼성전자는 10일 자사 홈페이지 뉴스룸에 공지를 띄우고 “노트7 사용을 중지하고 가까운 삼성 서비스센터를 방문해 필요한 조치를 받을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노트7 구매자는 자신이 구매했던 이동통신사 판매점에서 다른 기종의 임시 대여폰을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의 사용 중지 권고는 9일(현지시간) “갤럭시 노트7의 전원을 끄고,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한다”는 미국 소비자안전위원회(CPSC)의 공식 발표에 따른 것이다. 앞서 8일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노트7을 기내에서 사용하지 말도록 권고했었다. 삼성전자는 미국 소비자와 동일하게 국내 소비자에게도 사용 중지 권고를 내리기로 결정했다. 배터리 이상이 없는 중국을 제외한 캐나다, 대만 등 10개국에도 사용 중지 권고가 확대됐다. 유럽과 일본, 인도, 캐나다 등 각국 정부는 노트7의 기내 사용 금지를 권고했다.

노트7을 구매한 국내 소비자는 새로운 배터리가 탑재된 제품이 나오는 19일 전까지 삼성 서비스센터나 이통사 판매점에서 중저가폰을 대여할 수 있다. 사용하던 노트7을 반납한 뒤 임대폰을 받는 식이다. 다만 이용자가 직접 구매한 매장에 찾아가야 한다. 온라인으로 노트7을 구매한 이용자는 통신사별로 임대폰을 받을 수 있는 판매점을 안내받거나 택배로 임대폰을 받을 수 있다.

SK텔레콤은 갤럭시A3·A5·A7, 갤럭시J3·J5, 갤럭시와이드 등 6종의 스마트폰을 대여폰으로 지급한다. KT는 갤럭시 J시리즈를, LG유플러스는 갤럭시 A·J시리즈 5종을 대여한다. 갤럭시 S7 등 고가형 제품을 대여하고 싶은 이용자는 삼성 서비스센터를 찾아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11일 “리콜 제품이 19일부터 나온다고 해도 당분간은 물량이 많이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며 “임대폰 대여 기간을 9월 말까지 넉넉하게 잡은 것도 이 때문이다. 리콜 대상이 아닌 새 가입자는 9월 안에도 제품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판매점 등 각 매장에 전시된 노트7도 당분간 이용할 수 없다. 삼성전자는 매장에 전시된 노트7 전원을 차단하라고 10일 오후 이동통신업계에 공지했다. 공지문에는 시연용 노트7의 전원을 뽑고 단말기의 전원도 끄라는 내용이 담겼다.

국토교통부도 10일 국내 항공사와 공항에 노트7 사용을 제한하는 권고를 발표했다. 국토부는 삼성전자의 발표 직후 ‘항공기 내에서 전원을 끌 것, 항공기 내에서 충전을 하지 말 것, 위탁수하물로 부치지 말 것’ 등의 권고사항을 발표했다. 항공사와 공항운영자에게는 국토부 권고사항을 탑승객에게 안내하고 위탁수하물에 대한 보안검색을 철저히 하라고 지시했다.

삼성전자가 미국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조치의 희생양이 됐다는 시각도 있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보호무역주의 움직임이 거센 데다 최근 삼성전자의 경쟁사인 애플이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미국 정부가 자국산업 보호를 위해 이번 사태에 지나치게 개입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심희정 기자, 세종=서윤경 기자 simcity@kmib.co.kr, 사진=윤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