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라덴 사살 작전처럼… 김정은 겨눈다

입력 2016-09-12 04:00



군이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응책으로 ‘평양초토화작전’을 수립한 것은 북한 핵무기를 통제하는 지휘부와 시설을 파괴해 핵사용을 무력화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군 소식통은 11일 “국방부가 9일 국회에 보고한 ‘대량응징보복(KMPR:Korean Massive Punishment & Retaliation) 작전개념’은 평양 일부를 완전히 지도상에서 사라지게 만드는 개념”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포함한 주요 지휘부 제거(참수작전)와 주요 지휘시설에 대한 파괴를 동시에 진행시켜 북한군 전체의 무력화를 끌어내겠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북한처럼 중앙집중화된 군 구조에서 지휘부 붕괴는 곧 전쟁 의지가 무너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군이 KMPR 작전개념을 기반으로 구체적인 평양일부 지역 초토화 작전계획을 수립한 것은 북한의 핵무기 보유로 인해 남북 간 군사력 균형의 붕괴를 보완하기 위한 의도도 있다.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해 핵무기를 실전 배치할 경우 한반도 군사력 균형은 북한 쪽으로 기울게 된다. 북한은 손에 쥔 핵무기를 가지고 언제든 남한에 핵 공격을 가할 수 있다며 ‘핵 공갈’을 칠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군이 재래식 무기에서 북한보다 현저하게 앞서 있어도 북한을 제어하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북한이 핵을 사용할 움직임을 보인다면 핵무기 사용을 지휘할 지도부를 제거해 핵무기 사용을 차단할 필요가 있다.

군 관계자는 “평양을 일정한 구역으로 나눠 구역별 타격무기를 배당해 일시에 타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김 위원장의 집무실과 전쟁지휘부가 있는 평양 북부 철봉각 지휘소를 포함해 핵무기를 개발하고 지휘하는 제2자연과학원 내 핵통제본부, 인민무력부, 총참모부 등과 군수시설 등 군사지휘부와 전쟁지속능력을 제공해주는 주요 시설들이 타격 목표다.

타격은 ‘투 트랙’으로 이뤄진다. 우선 지휘시설에 대한 집중적인 공격으로 지대지 탄도미사일인 현무-2A(사거리 300㎞)와 현무-2B(사거리 500㎞), 순항미사일인 현무-3(사거리 1000㎞ 이상)이 동원된다. 이와 함께 김 위원장 집무실 창문까지 정밀하게 타격할 수 있는 공대지미사일인 타우러스와 슬램-ER이 전투기에서 발사된다. 타우러스는 사거리가 500㎞ 이상으로 휴전선 남쪽에서 발사해도 평양을 충분히 타격할 수 있다. 지하은닉시설에 대해서는 최대 6m까지 관통이 가능한 벙커버스터 GBU-28이 공격을 맡게 된다.

주요 시설에 대한 공격과 함께 전쟁지휘부 제거를 위한 전담특수작전부대가 투입된다. 특수전사령부 예하에 조직된 이 부대는 미국의 최정예 특수부대인 제75레인저 부대와 ‘네이비실’과 비슷한 임무를 수행한다. 제75레인저부대와 네이비실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전에 참가해 적 핵심시설 파괴와 특수 정찰 임무를 수행했다. 국제적인 테러리스트 오사마 빈 라덴 사살작전인 ‘넵튠 스피어’ 작전을 수행한 것도 이들 특수부대원이다.

군 관계자는 “이들 전담특수작전부대는 타격목표물(적지휘부)의 움직임과 대응을 사전에 파악할 수 있는 최첨단 장비와 무기체계로 무장하고 적진에 투입돼 적 지휘부를 직접 제거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목표로 삼고 있는 제거 대상은 김 위원장을 포함해 김낙겸 북한 전략사령관, 총참모장 이명수 등 군사지휘부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군은 이미 올 초 실시된 한·미 연합군사훈련인 독수리훈련 때 일부 관련 훈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미 제75레인저부대와 우리군 전담특수작전부대가 연합훈련을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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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