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실험 보도 행태, 4차 때 ‘요란’에 비하면 비중 크게 축소

입력 2016-09-11 18:07 수정 2016-09-11 21:26
북한이 11일자 노동신문 3면을 통해 지난 9일 5차 핵실험과 관련해 “(핵탄두 폭발시험이 성공했다는) 핵무기연구소 성명에 온 나라가 들끓는다”는 내용의 주민 인터뷰를 공개했다. 그러나 지난 1월 4차 핵실험 때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최종명령서에 서명하는 모습이 담긴 컬러 사진과 함께 대대적으로 핵실험 관련 보도를 한 것에 비하면 보도 비중이 대폭 축소됐다. 김 위원장이 핵실험을 직접 참관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신문은 이날 3면 게재 기사를 통해 “이번에 성과적으로 진행된 핵탄두 폭발시험은 미제와 괴뢰군부 깡패들에게 내리는 단호한 징벌”이라면서 “공화국 창건 68돌이 되는 뜻깊은 날에 또 하나의 특대사변에 접한 그 시각부터 흥분된 마음을 진정할 수 없다”는 등의 주민 인터뷰를 소개했다. 그러나 이외에는 이번 핵실험과 관련된 내용을 일절 게재하지 않았다.

핵실험 이튿날인 10일에도 노동신문은 1면 아랫부분에 ‘핵탄두 폭발시험이 성과적으로 진행됐다’는 내용의 핵무기연구소의 성명을 게재하고 2면에 군대와 주민의 반응을 짧게 언급하는 데 그쳤다. 지난 1월 4차 핵실험 당시 1면에 김 위원장의 사진과 함께 6개면 대부분을 핵실험 관련 보도에 할애한 것과는 상반된다. 발표 주체와 형식도 지난 1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 성명’에서 정부 신설기관으로 추정되는 ‘핵무기연구소 성명’으로 낮아졌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해 장용석 서울대 평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중국에서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가 열리는 도중에 탄도미사일 발사를 강행한 북한이 중국을 더는 자극하지 않기 위해 자제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이미 지난 5월 7차 노동당대회 등에서 핵보유국임을 공개 선언한 만큼 핵실험 성공을 더 선전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 위원장의 핵실험 참관에 대해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핵실험 현장의 위험성을 감안하면 김 위원장이 직접 현장에 가지는 않고 지휘통제 부서에 가서 관련 실무자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형식을 취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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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