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교연·한기총 뛰어넘는 제3지대서 NCCK도 껴안는 큰 울타리 만들어야”

입력 2016-09-11 20:46

“이단을 철저히 배제한 상태에서 한국교회연합(한교연)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를 뛰어넘는 큰 울타리를 만들어야 합니다. 한교연이나 한기총이 아닌 제3의 지대에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까지 껴안는, 큰 그림을 그릴 때입니다.”

고시영(71·사진) 세계한국인기독교총연합회(세기총) 대표회장은 11일 “한국교회가 하나 되기 위해선 한교연과 한기총을 발전적으로 해체하고 제3지대에서 연합 논의를 진행하며 중소형 교단도 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장기발전연구위원장과 서울장신대 이사장, 예장통합 전국신학대학교 총동문회협의회장 등을 역임하며 예장통합 목회자들의 현장 정서를 적극 대변한 바 있다. 한교연 창립에 중추적 역할을 했던 고 목사는 “7개 교단 중심의 한국교회 연합 로드맵에 보강할 점이 분명하게 있다”고 밝혔다.

고 목사는 “2011년 한교연을 만들 때 행사명은 ‘한기총 정상화를 위한 한교연 총회’였다”면서 “한교연은 시작부터 한국교회 분열이 아닌 정상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한국교회만 정상화된다면 한교연은 얼마든지 발전적으로 해체할 수 있으며, 큰 그림으로 나아갈 준비도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단과 관련성이 없는 한교연 기존교단에 예장합동 고신 합신 기독교한국침례회(기침) 등이 함께하는 건강한 연합체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도 감독회의를 거쳐 참여 의사를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고 목사는 다만 한국교회 연합 논의 때 건전한 중소형 교단도 포함시키고 적법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형교단이야 연합기관에 소속되지 않더라도 독자적 활동이 가능하지만 작은 교단은 연합기관이라는 울타리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면서 “현재 한교연이 교단 규모에 따라 3개 군으로 나눠 순번제로 대표회장을 선출하는 것도 이런 연합정신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고 목사는 “교육부 인가 신학교를 지닌 24개 교단 말고도 건전한 신학을 추구하는 중소교단들이 있다”며 “이들을 배제하면 반대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교회 연합이란 큰 교단이 작은 교단을 껴안고 가는 것”이라며 “연합 논의를 한다면서 건전한 소형 교단들을 사지(死地)로 내몰아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고 목사는 “각 교단이 9월 총회를 마치면 지도부가 대부분 교체되는 만큼 새로운 협력과 동참을 이끌어 내야 한다”며 “한국교회 지도자들은 사적인 것들을 모두 내려놓고 연합 논의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사진=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