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우 수석 처가의 ‘집사’ 역할을 해 온 ‘이씨 형제’를 주목하고 있다. 이씨 형제는 우 수석 처가 소유의 회사와 골프장, 땅 등 재산을 관리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에 대한 조사가 우 수석 관련 의혹 조사의 ‘열쇠’로 떠올랐다.
우병우·이석수 특별수사팀(팀장 윤갑근 대구고검장)은 지난 7일 우 수석 처가가 운영하는 삼남개발의 이모(64) 전무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전무는 지난달 29일 ㈜정강 등 압수수색 때도 검찰에 나와 압수한 회계장부 등에 대한 기초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이 전무를 우 수석 가족회사 관련 내부 사정을 가장 잘 아는 ‘키맨’으로 본다. 이 전무는 1993년부터 19년간 정강의 감사를 맡았다. 우 수석의 장인 고(故) 이상달 전 정강중기 회장과 장모 김모(76)씨가 차례로 대표를 맡았던 삼남개발에서 2000년 이후 줄곧 등기이사로 올라 있다. 우 수석 처가 소유의 서울 강남역 인근 부동산 매매 때도 우 수석 장모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아 실질적인 진행을 하기도 했다. 검찰은 정강의 횡령·배임 의혹을 규명하는 데 있어 이 전무가 핵심이라고 보고, 몇 차례 더 소환할 계획이다.
검찰은 이 전무의 동생으로 알려진 이모(61)씨 역할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씨는 우 수석 처가 소유의 기흥컨트리클럽(CC) 직원 출신이다. 우 수석 처가가 기흥CC 주변 땅(동탄면 중리 292·293번지 등)을 소유하는 과정에서 이름을 빌려줬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검찰은 조만간 동생 이씨도 불러 관련 의혹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만약 이씨가 이름만 빌려줬던 것으로 확인되면 우 수석 처가의 탈세와 부동산실명법 위반 소지가 커지게 된다. 우 수석이 차명 보유 재산을 감추고 공직자 재산등록 신고를 했다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받을 수도 있다. 앞서 검찰은 진경준 전 검사장의 경우에도 재산 허위신고에 대해 같은 혐의를 적용했다.
한편 검찰은 이석수 특별감찰관 기밀 누설 의혹과 관련해 최근 백방준 특별감찰관보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검찰, 우병우 처가 집사 ‘李씨 형제’ 주목
입력 2016-09-11 1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