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무기연구소’, 핵병기화 총괄 독립기구… 올초 설립 추정

입력 2016-09-11 18:07 수정 2016-09-11 21:26
북한의 5차 핵실험이 지난 1월 4차 핵실험과 달랐던 것 중 하나는 ‘핵무기연구소’가 전면에 등장했다는 점이다. 4차 핵실험 이후 처음 북한 언론에 이름을 드러낸 이 연구소는 사실상 핵 병기화를 총괄하는 독립기구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 9일 5차 핵실험 직후 북한 조선중앙TV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핵무기연구소’ 성명을 통해 실험 결과를 밝혔다. 연구소의 상급 기관은 명시되지 않았다.

이 연구소는 지난 3월 9일 북한 매체에 처음 등장했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핵무기 병기화 작업에 참여하는 과학자, 기술자들을 만나 격려한 자리에서다. 당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동지를 현지에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들인 홍승무 동지, 김정식 동지와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군수공업부 일꾼들, 핵무기연구소의 과학자, 일꾼들이 맞이하였다”고 보도했었다.

이들 보도를 종합하면 연구소는 북한 내 핵 병기화 사업에 관련된 자체 인력을 총집결시킨 독립적인 기구로 보인다. 4차 핵실험 후 핵보유국을 선언한 만큼 이제는 산하 독립기구를 신설해 핵 전력화 작업에 나섰다는 것이다. 지난 3월 처음 연구소가 등장한 점과 5차 핵실험 직후 탄두 소형화, 경량화 등을 강조한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한 대북 소식통은 1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은 4차 핵실험 이후 핵보유국임을 선언한 뒤 이를 무기화하는 데 심혈을 기울여 왔다”며 “이 연구소는 올 초 핵무기 개발을 위해 특별히 세워진 정부 기구로 보인다”고 말했다.

4차 핵실험 당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 성명’을 냈지만 이번엔 연구소 성명으로 갈음한 점에 비춰 이 연구소가 앞으로 북핵 관련 대응을 총괄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다만 북한은 앞선 2006·2009·2013년 1∼3차 핵실험 당시에는 정부 성명이 아닌 단순히 조선중앙통신 보도로 이를 발표했었다. 따라서 핵 전력화 작업과는 별개로 북핵 문제를 둘러싼 국제 정세 변화에 따라 연구소가 아닌 정부 차원으로 대응을 격상시킬 여지는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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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