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고된 지 10년 이상 된 승용차가 크게 늘고 있다. 노후 차량은 수리 횟수도 늘고 교통사고 발생 시 탑승자들이 더 크게 다칠 수 있어 사회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 승용차를 위한 실손보험과 같은 보증연장 보험을 개발하고 비순정 부품 수리 보상비율을 높이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1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운행되는 승용차의 평균 연식(차령)은 지난해 기준 7.5년이다. 2000년 5.0년에 비해 50%나 늘어났다. 특히 출고된 지 10년 이상 된 승용차 비중은 2001년 7.1%에 불과했던 것이 지난해에는 28.7%로 4배 이상 커졌다.
차령 5년 이하의 비중은 지난해 43.2%로 2001년(44.1%)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5∼10년된 차의 비중이 2001년 48.7%에서 지난해 28.1%로 크게 낮아졌다. 보험연구원 송윤아 연구위원은 “2000년대 들어 차령 5년 이하는 큰 변화가 없고 10년 초과의 비중이 증가해 차령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자동차 기술의 발전, 저성장 기조, 보급률 확대로 국내에서도 유럽이나 미국처럼 승용차의 평균 연식이 높아지는 등 차량 노후화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독일의 경우 차령 5년 이하의 비중이 지난해 29.6%였고, 10년 넘은 차들이 36.0%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유럽연합의 평균 차령은 9.7년이었고 미국은 11.5년이었다.
송 연구위원은 차량 노후화의 가장 큰 영향으로 사고 시 부상 정도와 비정품 부품시장의 확대를 꼽았다. 미국 교통부는 2005∼2011년 교통사고 발생 후 30일 이내에 사고 당사자가 사망한 사고 자료를 분석한 결과, 사고 시점에 차령이 높을수록 해당 차량의 운전자가 치명적인 부상을 입을 가능성이 더 높았다고 밝혔다. 또 자동차보험과 상관없는 일반적인 수리의 경우, 차령이 높을수록 순정부품이 아닌 비순정·중고 부품을 사용하는 경향이 높았다.
차량 노후화에 미리 대비하기 위해 자동차 보증 연장보험처럼 완성차 제조사의 무상보증수리 기간이 끝난 후에도 유상으로 수리 기간을 연장, 실제 수리비를 보상하는 보험상품을 만들거나 비순정 부품을 사용할 때 주어지는 보험 혜택을 늘려 시장을 키울 필요성이 있다고 보험연구원은 지적했다. 송 연구위원은 “현재 보험수리 시 중고·재제조 부품을 사용하면 신품 가격의 20%를 현금으로 보상하고 있는데, 인센티브의 실효성이 크지 않아 실적이 저조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
늙어가는 자동차… 높아가는 위험도
입력 2016-09-12 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