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이번 5차 핵실험은 지난 1월 4차 핵실험 이후 불과 8개월 만이다. 그간 북한 핵실험이 거의 정확히 3년 주기로 실시돼 왔음을 고려할 때 이례적이다.
북한은 2006년 10월 첫 핵실험을 감행한 이래 올해 초 4차 핵실험까지 매번 3년 간격으로 핵실험을 진행해 왔다. 이는 핵무기의 제조 능력을 축적하고 그간의 성과를 실제 실험에서 확인·평가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간격으로 해석됐다.
북한이 올해 초 이미 ‘수소탄 실험 성공’을 주장했기에 다수의 전문가는 2년쯤 뒤에 추가 핵실험이 있을 것으로 전망해 왔다. 하지만 한 해에 두 번이나 핵실험이 이뤄지면서 북한의 핵 기술 발전과 전력화가 상당히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 이와 관련해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상당한 기술적 진전을 이뤘음을 의미한다”며 “5차 핵실험의 파괴력이 이전의 두 배쯤 된다는 점도 마찬가지로 기술 진전이 빠름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핵실험 주기 자체가 무의미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처럼 8개월 만에 후속 핵실험이 이뤄진 것은 북한이 핵실험을 ‘기술적 필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정치적 필요’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정은 시대에 들어와서 핵과 미사일에 관련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일종의 패턴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자신들이 핵물질을 계속 생산해내고 있음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고명현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이렇게 빨리 핵실험을 한 것은 역설적으로 북한의 핵물질 생산이 본궤도에 올라 실험을 자주할 여유가 생긴 것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양 교수 역시 “핵실험을 하면 핵물질을 소진하는데 이처럼 빨리 한 것은 자신들이 핵물질을 넉넉히 갖고 있다는 사실을 대외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의도”라고 지적했다. 북한처럼 좁은 지역에서 잦은 핵실험이 이뤄지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강행한 것은 영변 핵단지 등지에서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계속 생산하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핵보유국 지위를 더 단단히 하겠다는 의도도 감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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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처음 깨진 ‘핵실험 3년 법칙’ “北, 초스피드 기술진전 의미”
입력 2016-09-10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