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를 날려 버린 ‘금빛 마린보이’ 조기성, 패럴림픽 첫 금

입력 2016-09-09 19:02 수정 2016-09-09 23:43
조기성이 8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 아쿠아스틱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리우패럴림픽 S4 남자 자유형 100m에서 한국의 첫 금메달을 따낸 뒤 태극기를 두르고 기뻐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패럴림픽사진공동취재단

조기성(21·부산장애인체육회)은 선천성 뇌병변 장애로 하체를 쓰지 못한다. 그 때문에 대인기피증에 걸려 세상에 나가기도 두려워했다. 그런데 누군가가 “수영을 하면 걸을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2008년부터 재활센터에서 수영을 하기 시작했다. 줄곧 물속에서 살며 열심히 훈련했다. 비록 지금도 걷지는 못하지만 대신 누구보다 빠르게 물속에서 달릴 수 있게 됐다.

나사렛대 특수체육학과 1학년에 재학 중인 조기성이 한국에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사상 첫 수영 자유형 금메달을 안겼다. 조기성은 8일(이하 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 아쿠아스틱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리우패럴림픽 남자 S4 자유형 100m 결승에서 1분23초36으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고 우승했다. 장애인 수영의 경우, 장애 종류와 정도에 따라 S1에서 S14까지 등급이 나뉜다. 압도적인 레이스였다. 조기성은 스타트 이후 25m 지점부터 선두로 치고 나갔다. 50m 반환점을 돌았을 땐 이미 2위에 약 2초 이상 앞섰다. 장애인 수영의 ‘샛별’ 조기성은 자신의 생애 첫 패럴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조기성은 2014년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2관왕에 올라 장애인수영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지난해 IPC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도 자유형 100m와 200m 2관왕에 올랐고, 대회 신기록까지 썼다.

조기성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의 꿈을 이뤄서 매우 기쁘다. 자만하지 않고 남은 경기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그는 11일 평영 100m와 13일 자유형 200m, 17일 자유형 50m에서 다관왕을 노린다.

대회 S14 남자 배영 100m에 출전한 이인국(20·안산시장애인체육회)은 결승에서 59초82로 패럴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땄다. 이에 앞서 김수완(34·경남장애인체육회)은 남자 10m 공기소총입사에서 합계 181.7점으로 동메달을 손에 쥐며 한국에 대회 첫 메달을 선사했다. 한국은 수영 금메달 2개, 사격 동메달 1개로 종합 6위에 이름을 올렸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