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5차 핵실험으로 9일 지진이 발생한 곳은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지역이다. 이곳에는 북한이 주요 핵시설을 배치한 핵실험장이 있다.
북한은 지난 1월 6일, 2013년 2월 12일, 2009년 5월 25일, 2006년 10월 9일 등 이날까지 포함해 5차례 핵실험을 모두 이 지역에서 감행했다.
이곳은 암반이 화강암으로 이뤄져 핵실험 이후 발생하는 각종 방사성 물질의 유출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방사능 피해가 우려되는 민간인 거주 지역과도 30㎞쯤 떨어져 있어 핵실험에 적합한 조건을 갖춘 곳으로 평가된다.
만탑산에선 지하 핵실험을 위해 여러 갈래로 갱도를 파는 공사가 진행된 바 있다. 북한은 방사성 물질 유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달팽이관 모양으로 갱도를 파고 두꺼운 격벽을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거론돼 왔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인 ‘38노스’는 지난 8일 풍계리 핵실험장 입구 3곳에서 모두 새로운 활동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한·미 정보 당국은 1990년대부터 핵실험에 필요한 것으로 의심되는 장비 반입 등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했으며 풍계리 일대에서 수차례 핵실험 징후를 감지해 왔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말 이 지역에서 굴착 공사가 진행 중이라고 파악했다. 핵실험을 위해 뚫어놨던 기존 갱도 외에 새 갱도를 파기 위한 움직임으로 분석됐으나 핵실험용인지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북한은 2006년 만탑산의 동쪽 갱도, 2009년과 2013년 서쪽 갱도에서 각각 핵실험을 진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3차 핵실험 당시 북한은 서쪽 갱도 입구에 미국 군사위성의 관측이 불가능하도록 가림막을 설치해 놓고 작업했고 남쪽 갱도에서도 작업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기만전술을 쓰기도 했다. 4차 핵실험은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북쪽으로 3㎞ 떨어진 곳에서 실시된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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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1∼5차 핵실험 장소 풍계리 시설은… 화강암 암반으로 이뤄진 핵실험장
입력 2016-09-10 0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