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설교] 이웃사랑 통해 주님 섬기기

입력 2016-09-09 18:50

동화 ‘성냥팔이 소녀’는 한 가난한 소녀의 절박한 삶의 모습과 1800년대 유럽 사회의 냉혹한 현실을 잘 고발하고 있습니다. “성냥 좀 사주세요!”라는 간절한 목소리를 외면하고 지나치는 사람들 속에서 소녀는 거리 모퉁이에 쪼그리고 앉아 성냥불로 추위를 녹이다가 얼어 죽고 맙니다.

주님께선 선한 사마리아사람의 비유를 통해 우리들의 이웃을 일깨워주셨습니다. 강도를 만나서 매를 맞고 죽어가는 사람, 누군가 지금 도와주지 않으면 죽어갈 수밖에 없는,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한 그런 사람이 우리의 이웃이라고 하시면서 “가서 너도 이와 같이 하라”고 명령하셨습니다. 이 비유 속에 강도 만난 사람은 18세기 덴마크의 어느 거리에 있었을 법한 성냥팔이 소녀와 같습니다. 생존을 위한 기본적인 최소한의 먹거리도 없는 수십억 명의 빈곤국 사람들, 그리고 오늘날 여러 가지 이유들로 죽음을 무릅쓰고 국경을 넘는 수많은 난민들도 우리가 이웃으로 받아들이고 도움을 베풀어야 할 이웃사랑 명령의 실천 대상입니다.

지난해 9월 세계는 터키 바닷가에서 숨진 채 발견된 세 살짜리 난민 아일란 쿠르디의 사진 앞에서 먹먹해했습니다. 우리를 포함한 세상 사람들은 쿠르디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밀지 않았던 것을 후회했습니다. 이 어린 아이를 이웃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던 죄책감에 사로잡혔습니다.

그런데 1년도 안돼 세상은 또다시 그들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훗날 우리는 인류의 역사 앞에서 어떤 후회를 하게 될까요. 그리스도인들은 주님의 심판대 앞에서 어떤 변명을 할 수 있을까요.

주님께서는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어려운 사람들을 이웃으로 받아들여서 도움을 베푼 사람들에게 “내 아버지께 복 받을 자들이여 나아와 창세로부터 너희를 위하여 예비 된 나라를 상속 받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주님을 위해서 헌금하는 것도 귀하고 교회를 짓는 것도 귀합니다. 하지만 정말 귀한 것은 세상의 어려운 사람들을 이웃으로 받아들이고, 그들에게 필요한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우리의 이웃이 우리에게 받은 것을 주님께서는 당신께서 받으신 것과 일치시킵니다. 이웃 사랑은 하나님 사랑과 더불어 온 율법과 선지자의 강령이기에 이웃에게 사랑을 베푸는 것을 통해 우리는 가장 큰 계명을 지키게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뜻을 따라 우리 영신여고에서는 월드비전을 통해 세상의 이웃들을 돕는 일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5년 전 학생들이 ‘스폰서북 모금활동’을 전개해 캄보디아에 2개의 우물을 파주었습니다. 지난해부터 참여한 ‘꽃들에게 희망을’이란 프로젝트를 통해서 올해에는 620명의 케냐 여학생들에게 반복 사용하는 꽃희(생리대)를 보내줘 마음 놓고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4년 전부터는 ‘한 학급 한 생명’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42학급 중에서 36명으로 시작된 후원아동이 올해에는 96명으로 늘었습니다. 바로 이 학생들이 선한사마리아인이고, 하나님 나라를 상속받을 복 받은 자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손승락 목사 (영신여고 교목실장)

약력=△숭실대 철학과, 장신대 신대원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