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휠체어 스프린트 선수 마리케 베르보트(37·사진)가 7일(이하 현지시간) 개막한 ‘2016 리우 패럴림픽’을 마지막으로 안락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르보트는 2012년 런던 패럴림픽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획득했던 휠체어 스프린트 부문 챔피언이다.
영국 일간 메트로는 6일 베르보트가 패럴림픽이 끝나면 안락사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00년부터 난치성 척추질환으로 심한 고통에 시달려 왔다. 베르보트는 “리우 패럴림픽이 끝나는 대로 안락사 준비에 들어갈 것”이라며 “나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안락사였고, 내게 유일한 희망”이라고 말했다. 베르보트는 또 “다른 사람은 상상할 수 없는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잠잘 때 통증이 끔찍하다”며 안락사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마약성 진통제인 모르핀을 맞으며 훈련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베르보트의 계획이 전해지면서 안락사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붙고 있다. “인위적으로 죽음에 이르는 것은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지만 일부에선 “안락사가 희망으로 느껴질 정도면 정말 상상도 못할 고통이었을 것”이라며 그의 결정을 옹호하는 주장도 제기된다.
논란과 무관하게 베르보트는 이미 가족과 의사의 동의를 받아 자신의 장례식 준비까지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조국 벨기에는 2002년 9월 안락사를 합법화했다. 이번 대회 출전을 삶의 마지막 목표로 정한 베르보트는 마지막 기회인 만큼 금메달을 따고 싶다는 각오를 다졌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어떤 고통 겪길래… 패럴림픽 챔피언 “리우대회 후 안락사” 논란
입력 2016-09-08 2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