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 않는 독재자를 찾아가다니” 당내 반발에… 추미애, 전두환 예방 취소

입력 2016-09-09 00:00

더불어민주당 추미애(사진) 대표가 전두환 전 대통령 예방을 계획했다가 거센 당내 반발로 취소했다. 친문(친문재인) 최고위원들로부터도 비판받으면서 ‘통합 리더십’에 다소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민주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8일 국회 정론관에서 최고위원회의 브리핑을 갖고 “추 대표가 국민 대통합 차원에서 전 전 대통령과의 만남을 추진했으나 적절하지 못하다는 최고위원회의 의견을 존중해 일정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더민주는 추 대표의 전 전 대통령 예방 일정이 알려지자 이날 비공개 최고위를 소집해 의견을 수렴했다. 최고위에선 계파색이 옅은 김춘진 최고위원을 제외한 모든 최고위원이 “대표가 개인 일정이 어디 있느냐” “전 전 대통령은 예우 대상이 아니다”며 예방을 반대했다고 한다.

윤 대변인은 “지도부와의 사전 상의 전에 예방 일정이 알려졌다”며 “최고위원들의 적절치 않다는 전체 입장을 (추 대표가) 수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 대표는 최고위 직후 “(반대 의견은) 여러분이 짐작하시는 바대로”라며 “(나는) 항상 소통하는 대표”라고 했다. 또 “명절을 앞두고 살아계신 분에게 개인적으로 예의를 갖추겠다는 정도다. 호남·비호남 문제가 아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추 대표의 전 전 대통령 예방 소식으로 이날 당은 발칵 뒤집혔다. 특히 호남 민심의 이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원내대표 호남특보인 김성주 전 의원은 트위터에 “반성하지 않는 ‘살아 있는 독재자’를 찾아가는 것은 유연도 화합도 아니다”고 날을 세웠다. 반면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추 대표의 전 전 대통령 예방 계획은 신선한 충격”이라며 “더민주도 관성을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했다.

추 대표가 일단 당 안팎 의견을 대승적으로 수용하면서 일단락됐지만 당내에서는 리더십 타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더민주 관계자는 “친문 최고위원들이 자신들의 동의 없는 결정에 제동을 건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