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양호 빙어 19년 만에 日 수출 재개

입력 2016-09-08 21:12
강원도 춘천 소양호 내수면어업계 관계자들이 지난 7일 춘천 오항리에서 빙어 가공식품이 담긴 상자를 컨테이너에 옮겨 싣고 있다.

소양호의 맑고 차가운 물에서 자란 빙어가 19년 만에 일본으로 수출된다. 강원도 춘천 소양호 내수면어업계는 가공한 훈제 빙어와 튀김 30t이 9일 부산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다고 8일 밝혔다. 이번에 수출되는 빙어는 지난겨울 어업계 어민 21명이 직접 그물로 잡아 올려 가공한 빙어 가공식품이다.

이번 빙어 수출은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일본 수출이 중단된 후 19년 만이다. 도내 빙어 수출은 1980년대 소양호를 끼고 있는 춘천과 인제를 중심으로 최고 전성기를 누렸다. 한 해 일본으로 수출된 물량이 130t에 달하기도 했지만 중국산 빙어와의 가격경쟁력에서 밀리면서 점차 쇠퇴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일본 유통업체의 요청으로 소양호 빙어의 수출 재개 논의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고 올해 30t을 수출하는 성과를 냈다.

어업계는 이미 내년도 수출물량 58t을 공급하기로 계약을 마친 상태라 빙어 잡이가 가능한 겨울이 돌아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또 소양호 빙어의 일본 수출을 통해 매년 수억원 이상의 추가 소득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민국(61) 춘천 소양호 내수면어업계장은 “그동안 국내 판로만으로는 잡은 빙어를 소화하기가 힘들어서 빙어가 잡히는 겨울에도 사실상 어획활동을 하지 않았다”며 “이번 수출을 계기로 어업인들의 소득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빙어는 칼륨 함유량이 높아 일본에서 장수 식품으로 인기가 높다. 특히 100m가 넘는 깊은 수심에서 높은 수압을 견디며 자란 소양호 빙어는 육질이 쫄깃하고 맛이 좋아 일본 내에서 고급 빙어로 손꼽히고 있다.

춘천=글·사진 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