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5일 중국 항저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을 전후해 미국 기자단의 취재 제한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홀대’ 논란에 대해 미국과 중국 언론의 공방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8일 중국 관계자를 인용, 그동안 문제를 제기한 미국 언론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6일 “오바마 대통령의 해외 출장마다 근접해 행사를 취재했던 백악관 기자단이 G20 행사장에서 200야드(180m) 떨어진 버스에 격리돼 식당과 화장실도 접근하기 힘들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은 백악관 기자단이 오바마 대통령의 차량 행렬에 포함되는 것을 막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중국 측 관계자는 “미국이 다자회의에서 관행을 무시하고 20여명의 기자를 태운 버스를 오바마 대통령 차량 행렬과 함께 행사장으로 바로 따라 들어가도록 요구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반적으로 다자회의에서 주최 측은 각국 기자들이 프레스센터에 모여 있게 하고 출입 시 보안검색을 받게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지난 3일 항저우 시후(西湖) 주변 산책 회동의 취재 제한 여부를 두고도 양국 언론은 설전을 벌였다. NYT는 “당시 취재에 6명을 허용했다가 3명으로 줄이더니 결국 1명이 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차이나데일리는 “산책로가 좁아 미국 1명, 중국 1명씩 취재 기자를 허용한 것”이라며 “6명을 허용하겠다고 약속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한 중국 관리는 “다른 어떤 나라도 미국처럼 특권을 요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이 항저우 공항에 도착할 때 의전용 레드카펫이 없었던 데 대한 논란에 대해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양국 관리자 간 작은 오해를 두고 미국 언론이 확대 해석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WSJ는 “중국은 큰 외교무대 뒤에 미국의 체면을 구기고 중국의 성장을 뽐내려는 자잘한 모독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베이징=맹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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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특권의식인가, 중국의 의도적 홀대인가
입력 2016-09-08 17: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