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수호이 전투기 흑해 美 초계기에 3m 초근접 비행

입력 2016-09-08 17:44
흑해 상공에서 러시아 전투기가 미국 초계기에 3m 거리까지 접근해 위협 비행하는 일이 벌어졌다. 흑해는 2014년 러시아가 국제법을 어기면서 병합한 크림반도가 있어 군사적 긴장이 높은 곳이다.

미 국방부는 7일 오전(현지시간) 흑해 상공에서 일상적인 작전을 수행하던 미 해군 대잠수함 초계기 P-8A 포세이돈에 러시아 수호이-27 전투기 1대가 10피트(3m) 이내 거리까지 근접해 왔다고 밝혔다. 아슬아슬한 상황은 19분간 지속됐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미 국방부 대변인 제프 데이비스는 “이 같은 ‘위험한 근거리 요격 비행’은 불필요하게 긴장을 키워 상황 오판이나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러시아 국방부는 “포세이돈이 트랜스폰더(식별신호 발사장치)를 켜지 않은 채 러시아 남쪽 국경에 두 차례나 근접해 왔다”며 “우리 조종사는 국제 비행규칙에 따라 행동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지난 5일부터 이 지역에서 실시해온 자기네 군사훈련을 미군기가 염탐하러 와서 내쫓았다는 게 러시아 측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미군 관계자는 “포세이돈은 비행 내내 트랜스폰더를 켰고 국제 공역(空域)에서 안전하게 비행했다”고 되받아쳤다.

러시아군의 미군 상대 근거리 위협 비행은 올해 들어 여러 차례 있었다. 특히 지난 4월 11∼12일 발트해 공해에서 훈련 중이던 미 해군 이지스 구축함 ‘도널드쿡’에 러시아 수호이-24 전투기 2대가 9m 거리까지 다가왔다. 위협 비행은 이틀 동안 10차례 넘게 반복됐다. 이때도 미군은 “모의 공격이나 다름없다”며 반발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