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년 전 한반도 돌아다닌 도마뱀 흔적

입력 2016-09-08 17:57 수정 2016-09-08 21:39
(1) 이번에 남해서 발견된 도마뱀 발자국 화석. (2) 왼쪽 뒷발 자국을 가로 1.0㎝, 세로 1.9㎝ 크기로 실제 촬영한 사진. (3) 남해 화석과 닮은 ‘산쑥도마뱀’의 왼쪽 앞발.문화재청 제공

1억년 전 중생대 백악기의 도마뱀 발자국 화석이 세계 최초로 우리나라에서 발견됐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최맹식)는 경남 남해군에 있는 ‘남해 가인리 화석산지’(천연기념물 제499호)에서 이 화석을 찾았다고 8일 밝혔다.

발자국을 남긴 도마뱀은 새로운 종으로 규명돼 ‘네오사우로이데스 코리아엔시스(Neosauroides koreaensis)’로 명명됐다. ‘한국에서 발견된 새로운 종류의 도마뱀 발자국’이라는 뜻이다.

지금까지 중생대 도마뱀 발자국 화석은 트라이아스기의 ‘린코사우로이데스(Rhynchosauroides)’만 발견된 상태다. 중생대는 트라이아스기(2억5000만년 전∼2억130만년 전), 쥐라기(2억130만년 전∼1억4500만년 전), 백악기(1억4500만년 전∼6600만년 전) 등 세 시기로 나뉜다.

이번에 발견된 도마뱀 발자국 화석은 총 8개의 앞발자국과 뒷발자국으로 이뤄져 있다. 형태학적으로는 린코사우로이데스와 큰 차이를 보인 반면, 미국 서부에 널리 서식하고 있는 현생 도마뱀인 산쑥도마뱀의 발자국과 닮은 점이 많다고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설명했다.

이 화석이 발견된 지층은 약 1억년 전인 중생대 백악기의 함안층이다. 경상도 지역에 쌓인 퇴적층으로 학술적 가치가 규명된 공룡, 익룡, 새 발자국 화석이 다수 발견되는 등 산출된 발자국의 다양성과 규모 면에서 국내 최대이자 국제적으로도 가치를 인정받는 지층이다.

국립문화재연구소 임종덕 연구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 중생대 백악기에 살았던 척추동물의 종류가 다양했다는 점이 다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8월 국제학술지 ‘백악기연구’에 ‘아시아 백악기에서 발견된 세계 최초의 도마뱀형 발자국 화석’이라는 제목으로 실렸다. 국립문화재연구소 천연기념물센터 전시관에서 내년 상반기 일반에 공개된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