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의심 많던 ‘현대판 도마’ 부활의 주께 굴복… 복음 전하는 사명자로

입력 2016-09-11 19:04
최영민 성도

나는 중학교 시절, MBC 대학가요제를 보며 가수의 꿈을 꾸었다. 무대에 선 멋진 모습을 상상하며 공부는 하지 않고 매일 노래만 불렀다. 소풍이나 학교 축제 등에서 늘 마이크를 잡았고 사람들이 ‘앵콜! 앵콜! 최영민! 최영민!’ 할 때는 이 세상에 나밖에 없었다.

대학에 입학하면서 노래 서클에 가입했고 1학년 때 공대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았고, 대학교 전체 가요제에서는 금상을 받았다. 오직 가수의 꿈으로 군대 가서도 부대 밴드에 가입하여 보컬로 활동했고 제대 후에도 열심히 공연을 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공연이 끝나면 허탈감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고등학교 친구를 만나 복음을 들었다. 그리고 친구가 살고 있는 한마음교회 기숙사에 놀러갔다가 큰 충격을 받았다. 나와 다른 세상에서 사는 그들을 보며 ‘나도 여기 오면 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교회에 갔는데 말씀을 선포하시는 목사님은 큰 확신에 차 있었다. 정말 뭔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 그때부터 한마음교회에 출석했다.

교회에서는 부활의 말씀이 계속 선포되었다. 그러나 나는, ‘내가 부활하신 예수님을 직접 보고, 직접 내 손으로 만져봐야만 확실하게 믿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씀은 계속 선포되었지만, 불가능한 나의 이 생각이 수년간 끊임없이 드니까 정말 돌아버릴 것 같았다.

그러던 중, 작은교회 예배에서 일꾼이 고린도전서 15장과 사도행전 2장 31절을 말하는데 그 말씀들이 내 마음에 그냥 확 박혀버렸다. “아! 성경대로구나! 성경대로 믿어야 되는구나! 제자들은 부활을 직접 보고 믿었구나! ‘우리가 들은 바요 눈으로 본 바요 주목하고 우리 손으로 만진 바라’ 했던 제자들이 부활하신 예수님을 보고 만졌구나!”

구약 시대나 예수님 때나 지금이나 미래나 모두 내 방법이 아닌 하나님 방법대로 믿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경의 예언된 말씀과 부활을 본 증인들을 통해서 다 이루신 것을 보고 믿는 것이었다. 믿음은 바로 이같이 믿는 것이었다.

그때 예전에 보았던 제자들의 죽음에 관한 영상이 떠올랐다.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려 죽은 베드로, 칼에 의해 순교한 야고보, 돌에 맞아 순교한 스데반, 로마에서 참수당한 바울…. 그들의 죽음 앞에서 통회가 나왔다. “나 때문이구나! 나 때문에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셨구나! 제자들은 부활을 증거하다 죽었구나!” 제자들은 생명을 걸고 부활을 전했는데 나는 외면하고 있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내 마음 문을 계속 두드렸지만 나는 끝까지 거부하며 예수님을 만져봐야 믿겠다고 고집했었다. 철저히 내가 주인 된 자였다. “왜 이런 나를 위해 죽으셨습니까?” 흐느끼는 나에게 베드로가 회개하라고 외치는 소리는 구원의 소리 같았다.

너희가 십자가에 못 박은 이 예수를 하나님이 주와 그리스도가 되게 하셨다고 외치는 베드로의 외침에 나는 “어찌할꼬!” 할 수밖에 없었다. 통회하는 나에게 옛사람이 십자가에서 예수님과 함께 완전히 죽었다는 말씀이 선명해지며 하늘나라의 기쁨이 마음 가득 임했다.

그 후 교회 지체들에 대한 마음도 완전히 바뀌며 형제를 위해 목숨을 거는 공동체가 무엇인지도 알게 되었다. 신앙생활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고, 공동체 지체들과 함께할 때 더 뜨거워지는 것을 생활관에서 같이 생활하면서 알게 되었다.

의심 많은 도마도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이후에 굴복되었듯이 도마와 같던 내가 드디어 부활의 주님을 만났다. 그 어디든 내가 있는 곳에서 나처럼 의심이 많아 믿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부활의 주님을 전하는 사명자로 끝까지 충성할 것이다.

정리=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