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섯 살 때 아버지께서 목회를 시작하셨다. 개척한 교회는 긴 의자나 앰프, 심지어 강대상도 없는 매우 열악한 환경이었다. 후원금이 조금 들어오면 쌀과 밀가루를 사고, 다음 후원금까지 간신히 끼니를 해결했다. 가난 자체도 힘들었지만 정말 나를 힘들게 한 것은 그런 현실로 인한 부모님의 잦은 싸움이었다.
비싼 옷과 신발들은 그림의 떡이었다. 그래서 새 옷을 사지 못하고 교복을 줄여 입었는데 어머니가 겉멋만 들었다고 야단을 치실 때는 너무 야속했다. 특수사역을 위해 빚을 내 대학원에 다니며 박사 공부를 하는 아버지도 이해할 수 없었다. 겉으로는 착한 딸이었지만 이렇게 마음속에는 온통 원망으로 가득했다. 왜 하필 내가 목회자 가정의 딸이어야 하고, 왜 이렇게 가난하게 살아야 하느냐며 원망하고, 불평하며 하나님께도 마음 문을 굳게 닫아버렸다.
어느 날 교회의 한 언니와 말씀을 나누었다. 언니는 전능자 하나님께서 이 땅에 사람의 몸으로 오셔서 죽으시고 부활하실 것이 성경에 미리 예언되어 있다고, 부활이 믿을 만한 증거라며 확신 가운데 예수님의 부활을 얘기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내 마음의 눈이 활짝 열렸다. “아! 부활하셨기 때문에 믿을 수 있는 것이구나!” 눈에 보이지 않아 믿지 못하니까 하나님께서 직접 이 땅에 사람의 몸으로 오셔서 죽으시고 부활하셨다. 그리고 부활이라는 확실한 증거를 통해 믿을 수 있게 해주신 것이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신 이유가 ‘죽은 자와 산 자의 주’가 되시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리고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다 천국에 들어갈 것이 아니라는 말씀을 찾아주셨다. 주의 이름으로 선지자 노릇하고, 귀신을 쫓아내고, 권능도 행했는데도 지옥이라니 충격이 아닐 수가 없었다. ‘아무리 교회를 다녀도 예수님을 주인으로 믿지 않으면 다 지옥이구나! 그럼 나도 지옥인가?’ 이런 생각이 드니 마음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
‘정말 예수님께서 나를 위해 죽으시고 부활하셨구나! 부활, 승천하셔서 하나님 보좌 우편에 앉아계신 예수님이 진짜 나의 주인이시구나!’ 나의 주인이 되어 주신 예수님을 믿지 않고 여전히 나 자신이 주인 되어 사는 것이 하나님 앞에 가장 큰 죄라는 것이 깨달아지자 나는 그 자리에서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하나님께 마음 문을 굳게 닫고 내 문제만 바라보고 원망하며 살았는데, 예수님께서는 이런 내 마음에 들어와 나의 주인이 되고 싶어 하시고, 나와 영원히 함께 살고 싶어 하신다는 것을 안 감격을 주체할 수 없었다. 내 모습이 어떠하든 지금 모습 그대로 함께하길 원하시는 아버지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졌다.
전능자께서 이 땅에 오셨다 가심으로 생명뿐 아니라 영원한 모든 것을 주셨고, 이분과 연합되어 다 가진 존재가 되니까 주머니에 돈이 있든 없든, 삶 자체가 너무 행복했다. 시간도, 인생도, 물질도 다 주님의 것이 되니까 나는 이 모든 것으로부터 진정 자유해졌다.
부모님을 원망하며 지냈던 것도 너무 죄송했다. 상황과 환경은 변한 것이 하나도 없지만 마음의 주인이 바뀌니 모든 원망이 단숨에 사라지고 마음에선 감사와 기쁨만이 흘러넘친다. 보이지 않던 주변 사람들도 돌아보게 되었고, 선생님이 되어서 학생들에게 복음을 전하리라는 꿈도 꾸게 되었다.
아이들을 빨리 만나고 싶은 마음에 학교의 멘토링 봉사를 하며 매일 학생들을 만나 나의 주인되어 주신 예수님을 마음껏 자랑하고 있다. 가난을 통해 마음을 낮춰주시고 하나님의 자녀로, 다 가진 자로 당당하게 살게 해주신 주님께 감사드린다. 정리=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
[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가난한 목회자의 딸, 주님에 닫혔던 마음 열고 다 가진 자 되다
입력 2016-09-11 1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