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값 급등 경보가 한국은행발(發)로 나왔다. 포기당 8000원을 넘겨 한 달 새 배 이상 치솟았다는 분석이다. 기록적 폭염과 재배면적 감소가 원인인데 10월까지 고공행진이 예상된다고 한은은 전망했다.
한국은행 강원본부는 7일 ‘현지정보’란 분석을 통해 배추 가격 급등의 원인과 전망을 발표했다. 6일 기준으로 강원지역 고랭지 배추 포기당 소매가격은 8035원으로 집계돼 1개월 전 3904원에 비해 106% 올랐다.
도매가격도 배 이상 치솟았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가락시장에서 집계한 상등품 기준 배추 10㎏ 묶음은 9월 1∼6일 평균 2만874원이다. 8월 초순 1만304원에서 8월 중순 1만4082원으로 뛰기 시작하더니 8월 하순엔 2만157원에 거래됐다.
폭염이 가장 큰 원인이다. 7월 말부터 이어진 폭염과 가뭄으로 속썩음병 같은 병해와 잎마름병 같은 화상이 발생해 고랭지 배추 주산지별로 생산량이 25∼40% 감소했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더위가 한풀 꺾인 8월 하순 이후엔 반대로 흐리거나 비 오는 날이 많아 일조량이 부족해지고, 산간지역은 최저기온이 10도 이하로 떨어지거나 강풍에 뿌리 흔들림이 발생하는 등 배추 출하에 애로를 겪는다고 설명했다.
재배 면적이 꾸준히 줄고 있는 것도 배추값 급등의 이유로 꼽혔다. 배추는 18∼21도를 좋아해 여름철엔 고랭지역에서만 재배할 수 있는데, 지구온난화로 경작 가능 지역이 쪼그라들고 중국산 김치가 늘면서 강원도에서만 최근 2년간 731㏊의 경작지가 사라졌다.
추석을 앞두고 배추값 상승세는 꺾이겠지만 가을배추가 나오는 10월까지는 평년보다 높은 가격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은 “저품질 배추를 중심으로 시장 출하가 증가하고 배추 수요가 대체 농산물로 이전하며 가격 상승을 제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식업체를 중심으로 중국산 김치 수입을 늘릴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한은은 “준고랭지역에서 나오는 가을배추는 현재 생육 상태가 양호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배추값 포기당 8000원… 한달새 2배 ↑
입력 2016-09-07 1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