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적인 기능으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줄 수 있는 가장 큰 가치는 오디오와 카메라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준호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 사장은 7일 V20을 공개하면서 혁신보다 실용성을 강조했다. 혁신을 앞세웠던 G5가 부진한 실적을 거두자 실용성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V20은 스마트폰 최초로 쿼드 DAC(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로 변환해주는 장치)를 탑재했다. 고음질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이 LG전자가 V20에서 가장 강조하는 부분이다. 조 사장은 “삶의 질이 높아지면서 프리미엄 사운드의 가치를 알게 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본으로 제공하는 이어폰도 유명 오디오 브랜드 뱅앤올룹슨 플레이(B&O PLAY)와 협업했다. V20 후면에는 뱅앤올룹슨 로고가 새겨져 있다. LG전자는 직접 테스트한 영상을 공개하면서 V20이 수백만원짜리 전문 오디오기기와 견줘도 떨어지지 않는 성능을 갖췄다고 자랑했다.
카메라는 전·후면 모두 광각 기능을 탑재했다. 전면에는 화각 120도의 500만 화소 카메라를 장착했다. 후면에는 화각 135도의 800만 화소 카메라와 75도의 1600만 화소 카메라 2개를 탑재했다. 지난해 V10은 전면 광각을, 올해 G5는 후면 광각 카메라를 장착했는데 V20은 양쪽 모두 광각 촬영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광각 카메라는 셀카봉 없이 여러 명이 함께 사진을 찍거나 풍경 사진을 촬영할 때 유리하다고 LG전자는 설명했다.
V20은 후면 커버에 항공기, 요트 등에 사용되는 알루미늄(AL6013) 소재를 사용했다. 상·하단에는 레이싱 헬멧 등에 쓰이는 실리콘-폴리카보네이트를 적용했다. 배터리는 탈착식이다.
V20은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마지막 보루’ 같은 제품이다. 상반기 G5가 기대치를 밑도는 판매 실적을 기록하면서 MC사업본부는 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조 사장은 “V20을 기점으로 모든 것이 좋은 방향으로 가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갤럭시 노트7 리콜이 V20에 호재인지에 대해서는 “중요한 건 V20의 오디오, 카메라 등이 고객에게 어떻게 인정받는가”라면서 “호재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V20은 이달 말 우리나라를 시작으로 미국, 홍콩 등에서 출시된다. 조 사장은 “대화면 스마트폰 시장이 형성된 곳 중심으로 판매를 시작한다”면서 “중국시장은 온라인 중심으로 판매하고 본격적인 진출은 당분간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가격은 70만원 후반대에서 80만원 초반대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V10이 79만9700원에 나온 데다 갤럭시 노트7, 아이폰7 등과 경쟁을 고려할 때 가격을 높게 책정하기엔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최상규 한국영업본부 사장은 “가격은 좀 더 고민해보겠다”고 설명했다.
글=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사진=서영희 기자
고성능 오디오·카메라로 무장… 눈·귀가 즐겁다
입력 2016-09-07 1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