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도흠 신임 연세의료원장 “한국형 인공지능으로 미래 의료 100년 선도하겠다”

입력 2016-09-08 00:03

“첨단기술과 따뜻함이 조화를 이루는 의료서비스로 미래 의료 100년을 선도해나갈 것입니다.”

신임 윤도흠(60·사진) 연세의료원장이 6일 저녁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취임 일성이다. 기독교 정신을 기반으로 한 의료기관의 수장답게 헌신과 봉사를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인공지능(AI) 시대 우리나라 의료를 이끌어나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윤 원장은 ‘스타트업 세브란스 100’을 선언했다. 급변하는 의료서비스의 100년 앞을 내다보는 인프라 구축, 정밀의료와 AI 시대를 준비하는 연구·개발(R&D), 세계적인 헬스케어 클러스터 마스터플랜 구현,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가치경영 등 임기 동안 중점 추진 방안을 공개했다.

윤 원장은 “1885년 최초의 서양식 의료기관인 제중원을 통해 한국 의료의 신세계를 열었던 세브란스가 132년 역사와 경험을 기반으로 향후 의료의 100년을 견인할 새로운 의료서비스 기반을 세우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윤 원장은 특히 AI 시대에 걸맞은 의료 R&D에 대해 ‘최초’에 연연하지 않고 신중하게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AI가 생각보다 초기 투자가 엄청나고 거기에 따른 리스크가 크지만 확실한 로드맵을 세울 것”이라면서 “최근 국내 한 병원이 AI를 추진한다고 했는데 외국에서 수입한 모델을 그대로 가져다 쓰는 것에 불과하다. 우리는 한국인에게 걸맞은 ‘한국형 AI 의료’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원장은 “132년간 한국인을 치료해 온 세브란스의 노하우와 경험을 살려 각종 질환과 진료 빅데이터를 체계화하고 여기에 유전체 연구 자료까지 추가하면 한국인의 질병 치료와 건강증진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원장은 특히 세브란스병원장 시절부터 쌓아온 의료서비스와 정보기술(IT) 접목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국내 기업은 물론 미국 영국 호주 등의 IT기업과 지속적으로 차세대 의료정보 시스템 구축을 논의해 왔다”면서 “최근에는 의료정보 데이터 수집과 저장, 처리 시스템 구축 작업을 추진 중이고 얼마 전부터 포털 사이트를 통한 진료예약 서비스도 시작했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아울러 “세브란스는 제중원의 숭고한 정신이 고스란히 살아있는 의료기관으로서 그 정신을 이어가기 위한 사업에도 큰 비중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가칭 ‘제중원 글로벌보건개발원’을 설립해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북한 의료지원, 의료선교 활성화 등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