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인기 댄스그룹 클론의 멤버 강원래가 장애인 인권 영화를 만들어 대중에게 선보인다. 강원래가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에 연기까지 참여했다.
15년 전 불의의 교통사고로 장애인이 된 자신이 그동안 직접 겪은 이야기를 담았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 장애인이 가진 피해의식과 함께 엘리베이터에서 벌어지는 일 등 3개 에피소드로 구성됐다.
영화 제목은 ‘엘리베이터’. 장애인이 탄 엘리베이터가 늦게 온다며 항의하는 시민에게 ‘죄송하다’는 말밖에 하지 못했던 강원래는 그동안 가슴속에 담아뒀던 말을 30분 분량의 영상에 그려냈다.
강원래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우리만’이 아닌 ‘함께’라는 말을 하고 싶어서 이 영화를 촬영했다. 함께 천천히 가길 바란다”며 “허접하고 엉성한 영화이지만 저는 도전했고, 찍었고 완성했다. 그 힘든 과정이 무척이나 신나고 재밌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더웠던 올여름 장애인 인권 영화를 위해 함께한 친구, 선후배들에게 고맙다”며 “부족한 강원래에게 많은 응원을 보내주신 지인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어 “강릉시 문화의거리에서 열리는 장애인인권영화제에 오르기 위해 강릉에 계신 많은 분과 함께 열심히 영화를 만들었다”며 “많이 오셔서 자리를 빚내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영화는 10일 오후 3시 강원도 강릉 중앙동 문화의거리에서 열리는 제10회 강릉 장애인 인권영화제에서 선보인다. 영화제에선 ‘엘리베이터’를 비롯해 총 10편의 장애인 인권 영화가 상영된다.
강릉 장애인 인권영화제는 장애인 당사자가 장애인의 삶을 주제로 직접 제작한 영화를 선보이는 자리다. 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비장애인의 인식 전환을 꾀하기 위해 마련됐다. 장애인 인권영화제 관계자는 “장애인이 직접 카메라를 들고 자기 목소리를 담은 영화를 상영함으로써 자신감과 자존감을 회복하는 것은 물론 장애인에 대한 비장애인들의 인식이 개선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강릉=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강원래, 장애인 아픔 다룬 인권영화 만들었다
입력 2016-09-07 20: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