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서 실지렁이 서식 “수질 오염 증거다” 논란

입력 2016-09-07 17:38

낙동강에서 환경부 지정 4급수 지표생물인 실지렁이(사진)가 발견돼 수질오염 논란이 일고 있다. 환경단체는 4대강 사업에 따른 수질오염 증거라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환경 당국은 과도한 비약이라고 맞서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실지렁이가 대구 취수원인 낙동강 중·상류 지역에서도 발견됐다고 7일 밝혔다. 실지렁이가 발견된 곳은 강정고령보에서 상류 쪽으로 3㎞ 지점, 매곡취수장에서는 상류 쪽으로 1㎞ 지점이다. 앞서 낙동강 사문진교와 달성보 하류에서도 실지렁이가 발견됐다.

대구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달성보에 이어 낙동강 중·상류인 강정고령보 부근에서도 실지렁이가 발견돼 낙동강 수질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며 “4대강사업 준공 5년 후 낙동강은 고여서 썩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1300만 식수원인 낙동강이 수돗물로도 마시지 못하는 4급수의 ‘똥물’로 전락해 가고 있어 하루빨리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대구시와 환경 당국은 취수원 이전만 주장할 것이 아니라 낙동강 보의 수문을 열어 강을 살려야한다”고 밝혔다.

대구지방환경청은 이에 대해 소수의 실지렁이 개체가 발견된 것만으로 낙동강 전체 수질이 나쁘다고 하는 것은 과도한 비약이라는 입장이다.

대구지방환경청에 따르면 낙동강 사문진교는 낙동강 본류와 지천인 금호강, 대명천 합류부 아래에 위치한 물길이 굽어지는 만곡부 지형이다. 실지렁이가 발견된 사문진교 오른쪽 지역(고령 쪽)은 만곡부 안쪽으로 유속이 늦어지기 때문에 지천에서 유입된 유기물 등의 퇴적이 발생하기 쉬운 장소다. 대구지방환경청은 4대강 보 설치로 수위가 상승함에 따라 기존 육상부분이 침수돼 실지렁이가 서식할 수 있게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구지방환경청 관계자는 “지난 1일에 사문진교를 조사했는데 오른쪽 지역은 교각 주변으로 뻘층(20∼30㎝)이 형성돼 있었지만 실지렁이는 발견하지 못했다”며 “수질측정망으로 모니터링한 결과 낙동강 중·상류 수질은 일반 정수처리 후 생활용수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양호하다”고 밝혔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