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오늘 난 美의 한국 방어 의지 보여줬다”

입력 2016-09-07 04:19
박근혜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 랜드마크호텔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안내를 받으며 웃고 있다. 뉴시스

최근 계속되는 북한의 도발 위협에 대해 한·미 양국 정상이 6일 다시 한번 강력한 대북 경고장을 발신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를 비롯한 강력한 대북 억지력을 유지하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특히 두 정상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단호한 ‘사드 배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드가 ‘순수한 방어체계’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를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사드에 대해 “방어체계이며, 북한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 것은 중국을 겨냥한 발언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공개석상이나 기자회견 등에서 사드 문제를 직접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그만큼 사드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자국의 핵심이익을 침해한다는 중국의 사드 반대 논리는 합당하지 않다는 의미다. 또 갈수록 고도화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선 한·미 양국 모두 이른바 ‘모든 수단’을 동원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상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사드 문제를 언급하면서 “오늘 나는 다시 한번 미국의 한국 방어 의지를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 역시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모든 수단을 다해 강력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6일 “두 정상이 사드와 관련한 양국의 기본 입장을 정상 차원에서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이라며 “(한·중 관계에) 새로운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미 정상은 특히 앞으로도 더욱 강력한 대북제재 및 압박의 고삐를 조여나가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박 대통령이 “(대북)제재 이행의 구멍을 더욱 촘촘히 메우겠다”고 했고, 오바마 대통령도 “제재조치의 빈틈을 메우겠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거듭된 우려를 아랑곳하지 않고 도발만 계속할 경우 정권 자체가 자멸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것으로, 김정은 정권이 상황을 오판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다.

이번 회담에선 중국의 ‘건설적 역할’도 다시 한번 강조됐다. 중국의 사드 배치 반대에는 변함이 없지만 북핵·북한 문제 해결엔 중국 역할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전날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한·미·중 소통을 제안한데 이어 이날도 ‘다양한 채널’을 통한 소통을 강조했다.

두 정상은 아울러 강력한 한·미 군사동맹 유지도 거듭 확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의 동맹관계는 평화의 축이고, 한반도뿐만 아니라 (동북아) 역내의 축”이라고 표현했다. 박 대통령도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에 대한 확고한 방위공약을 다시 한번 분명히 해준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에도 북한 주민 인권 문제를 거론했다. 박 대통령은 “저는 미국 조야의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노력에 사의를 표했고, 9월 4일 발효된 국내의 북한인권법을 토대로 미국 등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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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티안=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