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금융의 컨트롤타워가 될 서민금융진흥원이 오는 23일 문을 연다. 서민금융진흥원은 4대 서민 정책금융상품인 미소금융·햇살론·국민행복기금·바꿔드림론을 하나로 통합해 취급, 서민들에게 유기적인 금융 지원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저리 대출이 필요한 서민들이 전국 각지에 문을 열 서민금융진흥원 센터를 방문하면 상담부터 대출까지 맞춤형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서민금융진흥원은 원스톱·맞춤형 지원을 모토로 삼고 있다. 저리 대출과 대출중개, 신용회복, 고용·복지를 연계한 업무를 담당한다. 연내에 전국 33개소가 문을 열 계획이다. 본점 위치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다. 초대 원장은 김윤영 신용회복위원장이 맡기로 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서민들이 서민금융상품 지원을 받기 위해 여러 곳을 방문할 필요가 없어진다”며 “소중한 시간을 절약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4대 서민금융상품은 서민층에게 저리로 자금을 공급하는 역할을 맡았다. 2014년 지원된 자금은 총 4조4000억원, 44만3000여건으로 집계된다. 휴면예금을 활용해 개인사업자에 창업·운영자금을 지원하는 미소금융은 2008년 도입됐다. 햇살론은 제도금융권 이용이 어려운 서민을 대상으로 생활안정금을 지원한다. 새희망홀씨는 은행권의 서민경제 회복지원 확대 차원에서 도입됐다. 바꿔드림론은 신용회복기금 재원을 바탕으로 조성됐다.
이런 상품들은 여러 기관에서 제각각 상품을 운영하다 보니 효율성이 떨어졌다. 일부 상품의 경우 양적 목표를 달성하려고 금융회사 창구 등에서 실적 채우기식 대출이 이뤄진다는 지적도 있었다. 각 기관에서 자사 상품 위주로 상담해왔고, 고용·복지 연계는 미흡하다는 문제도 있었다.
서민금융진흥원이 출범하면 전국에 구축된 센터들에서 이들 상품과 관련된 종합 상담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복잡했던 기존 서민금융상품 중 바꿔드림론, 새희망홀씨, 햇살론은 햇살론 하나로 통합하기로 했다. 대신 햇살론 상품 안에서 지원 대상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미소금융은 사업자 지원이 목적인만큼 기존 명칭을 유지하기로 했다. 상품 체계 개편과 함께 서민들의 자금수요에 맞는 다양한 신상품을 개발하기로 했다.
서민금융상품을 3∼5년간 성실하게 이용해왔다면 제도권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중개도 해준다. 은행이 취급 중인 새희망홀씨에 이런 징검다리 역할을 맡길 계획이다. 서민금융상품 저리 대출뿐만 아니라 고용복지센터와 연계해 취업 알선 등의 서비스도 제공한다. 미래설계센터와 협업해 서민의 미래자산형성과 관련한 상담도 진행한다. 서민금융상품 재원을 통합 관리하면서 지원 경비를 절감할 수 있고, 중복 수혜를 방지할 수도 있게 된다. 사적 채무조정이 곤란한 서민층에게는 법원과 연계해 파산 신청도 적극 돕기로 했다. 평균 150만원인 파산 신청비용 절감 효과 등이 기대된다는 게 금융위 설명이다.
서민금융진흥원은 양적 금융지원 확대보다 서민층 자활을 위한 질적 지원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서민금융지원을 받은 대출자가 최종적으로 제도 금융권 안착할 수 있도록 고용·복지·주거 지원 등을 연계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서민금융상품의 통합을 위해 서민금융진흥원에는 휴면예금관리재단, 국민행복기금 등이 통합된다. 통합 대상기관들의 법적성격이 다양한 민간기관인 점을 감안해 법상 특수법인(민간기구)로 설립된다.
글=나성원 기자 naa@kmib.co.kr, 그래픽=박동민 기자
4대 서민 금융상품 하나로… 맞춤 서비스 기대하세요
입력 2016-09-07 18: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