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與 호남발전 모임 구성… 이정현 ‘서진전략’ 가동

입력 2016-09-07 01:24 수정 2016-09-07 10:06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왼쪽)가 6일 서울 마포구 김대중도서관을 찾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를 만나 환담한 뒤 떠나기에 앞서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 이 대표는 전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호남과 새누리당의 연대론을 강조한 바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새누리당 의원들이 호남 발전을 위한 모임(가칭 ‘새호회’)을 만들고 지역 공략을 위한 로드맵 구상에 나섰다. 이정현 대표를 포함한 당내 호남 출신 의원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 대표가 호남에 화해를 요청하고 연정·연대론을 꺼내들면서 내년 대선을 위한 ‘서진(西進)’ 전략이 본격 가동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 대표는 6일 새호회 회원들과 오찬을 가졌다. 이 대표 당선을 축하하는 친목 자리였지만 대화에서는 이 대표가 전당대회에서 내걸었던 공약 ‘대선에서 호남 표 20% 확보’ 방안 등이 화제로 올랐다고 한다.

새호회는 부산 출신 이종구 의원(서울 강남갑)이 주축이 돼 조직됐고 전남 순천에 지역구를 둔 이 대표와 전북 전주을 지역구의 정운천 의원, 호남이 고향인 심재철 정양석 조훈현 신보라 의원 등이 참여했다. 이 의원은 “이제는 좀 바뀌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뜻에서 모임을 만들었다”며 “20대 국회 개원 이후 두 번째 모임”이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이날 호남 세력과의 연대를 도모할 수 있는 내부 역량을 키우기 위해 지역 책임당원을 확대하는 일에 우선 매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열세 지역인 호남 등에 한해 현재 월 2000원인 당비를 더불어민주당과 같은 1000원으로 낮추자는 아이디어도 제시됐다.

정운천 의원은 “이 대표와 제가 호남에서 당선돼 조직으로 치면 ‘꼭짓점’은 만들어졌지만 밑바탕은 안 돼 있다”며 “호남 세력과 연대나 연정을 하려면 일단 기초를 다지고 기반을 튼튼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밝힌 새만금사업 완공 지원을 위한 당내 ‘새만금특위’ 구성도 테이블에 올랐다. 참석자들은 “새만금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야당 의견도 적극 받아들여야 한다”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은 9월 중으로 15∼20명 규모의 새만금특위를 출범시키기로 했다.

이 대표는 이날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를 예방해 김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야당이던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의 ‘국정 비협조’를 사과했다. 이 대표는 IMF 외환위기 사태 당시를 언급하며 “(김 전 대통령이) 높은 지도력을 발휘해 그 어려운 상황에서 국민을 하나로 만들고 빠른 시일 내 외환위기를 이겨내 국민이 더 큰 구렁텅이로 빠지지 않게 해주신 데 감사하다”고 했다. 이어 “당시 저희들이 초보 야당이어서 그저 무조건 반대하는 게 야당 역할인 줄 알았다”며 “힘들고 어려울 때 (김 전 대통령이) 얼마나 어려웠을까 해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잘 도와드리지 못한 점 사과드린다’고 공식적으로 말했다”고 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