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KCDC)가 6일 임신부의 동남아 여행 자제를 재차 권고했다. 싱가포르와 태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이 지카바이러스의 ‘온상(溫床)’으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KCDC는 최근 말레이시아에서 지역 모기에 의한 첫 지카 감염 사례가 확인됨에 따라 말레이시아를 지카 ‘과거 발생국’에서 ‘최근 발생국’으로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지난달 58세 여성이 싱가포르 여행 후 지카에 걸린 데 이어 지난 3일 동부 사바주 코타키나발루에 사는 61세 남성이 첫 지역 감염자로 보고됐다. 싱가포르에서는 지난달 27일 이후 지금까지 모두 275명이 지카 확진판정을 받았다. 상반기에만 97명이 감염된 태국은 최근 20여명의 추가 감염자가 확인됐다. 필리핀에서도 5일 올해 6번째 감염자이자 첫 지역 감염 사례가 나왔다.
지금까지 지카 감염증이 발생한 나라는 모두 73개국(최근 발생국 63개, 과거 발생국 10개)이다. ‘최근 발생국’에는 아시아 7개국(말레이시아 몰디브 베트남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이 포함됐다. KCDC 관계자는 “특히 동남아 지역에는 지카의 주요 매개체인 ‘이집트숲모기’가 서식하는 데다 9∼10월이 우기여서 모기 활동이 왕성한 만큼 지카 감염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KCDC는 “임신부는 동남아 여행은 출산 후로 미루고 불가피하게 다녀오거나 발생 지역 여행자와 성접촉이 있었다면 지카 검사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증상과 상관없이 귀국 후 2개월간은 성관계를 피하고 콘돔을 사용하라고 권고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말레이시아도 지카 과거 발생국 → 최근 발생국 임신부 동남아 여행 자제하세요
입력 2016-09-06 18:27 수정 2016-09-07 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