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 외쳤던 그때가 그립나

입력 2016-09-07 04:20

9일 마오쩌둥(1893∼1976·사진) 사망 40주년을 앞두고 중국에서 추모 열기가 서서히 끓어오르고 있다. 6일 중국 영자신문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현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위챗에는 마오쩌둥 사망 40주기를 맞아 온라인 헌화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현재 240만명 넘는 온라인 추모객이 동참했다. 마오쩌둥의 고향 후난성 샤오산을 찾는 참배 행렬도 이어질 전망이다. 민간 참배단을 모집 중인 황모씨는 “교통과 숙박비 등 모든 비용이 개인부담 원칙인데도 이미 많은 사람이 참가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후난성 성도 창사의 한 공무원은 “2년 전 마오쩌둥의 열혈 지지자인 네팔인 2명이 샤오산에 와서 추모한 이후 인도나 페루,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서 온 많은 외국인이 샤오산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상하이에서는 인민출판사의 ‘마오쩌둥 사진집’ 출판을 기념하는 좌담회가 열렸다. 베이징에서는 세계화교협회 주최로 9∼11일 마오쩌둥의 시와 초상화 등 300여점을 전시하는 서화전이 계획돼 있다. 아직 공산당 차원의 추모 행사는 발표되지 않았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올해는 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여서 좌담회 등 공식 행사가 열릴 것”이라면서 “중국 지도부의 참석 범위와 규모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마오쩌둥에 대한 깊은 향수는 대중의 생활 속에서도 묻어난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후난과 산시, 광둥성의 농촌 마을에서는 마오쩌둥을 기리는 사당이 속속 생기고 있다. 마오쩌둥의 초상화가 걸린 집도 많고 마오쩌둥의 얼굴이 그려진 차량용 액세서리를 비치해 놓은 차량도 눈에 많이 띈다.

마오쩌둥에 대한 향수는 현재의 불만과 다르지 않다. 많은 사람은 그동안 경제가 발전했는데도 빈부 격차가 심해지면서 상대적으로 평등했던 마오쩌둥 시대를 그리워하고 있다. 소득 불평등 정도를 보여주는 지니계수는 중국의 경우 2015년 0.462로 나타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0.32를 크게 웃돌고 있다. 지니계수는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이 심함을 의미하며 0.4를 넘으면 ‘심각’으로 분류된다.

그렇다고 마오쩌둥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마오쩌둥은 생산성을 높이겠다며 집단농장 체제로 바꾸는 대약진운동(1958∼62년)을 벌여 2000만∼4000만명을 아사(餓死)시켰다. 또 권력 탈환을 위해 극좌 사회주의 개혁 운동인 문화대혁명(1966∼76년)을 일으켜 중국을 암흑에 빠뜨렸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