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대법원장의 대국민 사과는 김수천 부장판사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된 지난 1일 이미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6일 발표된 사과문도 양 대법원장이 직접 작성했다고 한다.
양 대법원장의 대국민 사과에 대해 법원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다는 후문이다. 김 부장판사의 위법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법원장이 직접 나서 국민에게 사과부터 하는 것이 옳으냐는 논란이었다. 김 부장판사가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된 것은 맞지만, 법원 고유의 무죄추정 원칙을 고려하면 대법원장까지 나선 대국민 사과는 이르다는 논리였다. 이미 대법원 차원에서 유감표시를 한 상황에서 법원 수장이 다시 나설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있었다. 대법원은 지난 2일 김 부장판사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비통한 심정으로 깊은 유감과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 신중론과 반대론에도 불구하고 양 대법원장은 “법관들에게는 더욱 높은 도덕성이 필요하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고 한다.
양 대법원장의 사과는 다른 법조계 수장들의 사과 방식과 비교된다는 평가도 나온다. 진경준 검사장이 사상 최초로 현직 검사장 신분으로 지난 7월 구속되자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곧바로 대국민 사과문을 배포했다. 그러나 김 장관이 직접 국민 앞에 나서는 형식은 갖추지 않았다. 대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머리를 숙였다. 김수남 검찰총장도 진 검사장 구속과 관련해 전국 고검장 간담회를 통해 간접적으로 대국민 사과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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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용택 기자 nyt@kmib.co.kr
“위법 확정 안 됐는데”… 법관들 반대 의견도
입력 2016-09-07 0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