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7 공백기, 타 업체 폰 경쟁력 있을까

입력 2016-09-07 04:19
LG전자 V20 티저 이미지. LG전자 제공

갤럭시 노트7 ‘공백기’에 경쟁 업체들이 잇달아 신제품을 출시한다. 노트7의 위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주목을 끌기엔 좋은 여건이지만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6일 스마트폰 업계에 따르면 캐나다 스마트폰 업체 블랙베리는 20일 행사를 열고 한국시장에 스마트폰 ‘프리브(PRIV)’를 출시한다. 이 제품은 블랙베리가 자사 운영체제(OS)를 포기하고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최초의 스마트폰이다.

블랙베리는 2013년 이후 국내시장에서 철수했다. 이번 신제품 출시로 3년 만에 한국시장 복귀를 알리는 셈이다. 블랙베리는 물리 키보드를 선호하는 사용자와 보안을 중요시하는 기업 고객을 겨냥해 제품을 출시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브는 단말기 자급제 형태로 유통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재고 및 사후관리는 제조사에서 담당하고 보조금 지급 등 마케팅만 이통사와 협조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니 엑스페리아 퍼포먼스가 이런 방식으로 판매되고 있다.

LG전자는 7일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V20을 공개한다. 애플도 하루 뒤에 아이폰7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들은 삼성전자가 숨죽이고 있는 동안 신제품을 발표한다는 점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노트7과 비교되지 않고 신제품에 관심을 집중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회이자 동시에 위기일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프리브의 경우 이미 지난해 출시된 제품이어서 사양으로만 보면 프리미엄 제품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통사의 지원 없이 블랙베리 혼자 한국시장을 뚫기엔 어려움이 있다.

미국 언론은 지금까지 유출된 아이폰7의 사양과 디자인 등을 보고 ‘혁신이 없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지난해 나온 아이폰6s와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것이다.

LG전자의 경우 G5에서 겪었던 초반 수급 문제나 제품의 완성도 등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다면 반전이 어려울 수도 있다.

노트7 사용자 중 상당수는 환불 대신 교환을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제품 자체는 만족스럽기 때문에 문제점만 확실하게 해결된다면 계속 쓰려는 사용자가 많다는 의미다. 노트7을 대체할 만한 제품이 없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최대한 생산량을 늘려 9월 말에는 판매가 재개되도록 한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배터리 수급을 위해 중국 ATL 외에 다른 업체들로부터도 물량을 확보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SDI 배터리는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배터리 물량만 확보된다면 노트7이 시장에 복귀하는 시기도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