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자해지’ 美 ‘베트남戰 불발탄’ 거둬간다

입력 2016-09-06 18:37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 라오스를 방문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불발탄 제거를 위해 9000만 달러(994억원) 지원을 약속했다고 6일(현지시간) CNN방송이 전했다. 베트남전 때 미군이 라오스에 투하했던 막대한 양의 폭탄을 40여년 만에 거둬가는 것이다. 9000만 달러는 8000만개 넘는 불발탄을 수색하는 데 쓰인다. 베트남전 당시 미군은 베트남과 이웃한 라오스를 베트콩의 군수물자 보급로로 판단하고 무차별 폭격했다. 1964∼73년 사이에 200만t 넘는 폭탄을 투하했다.

집속탄(사진)이 주로 사용된 탓에 불발탄이 많이 남아있다. 집속탄은 하나의 폭탄 안에 무수한 소형 폭탄이 들어있는 형태여서 소형 폭탄 중 상당수가 터지지 않은 채로 있다가 민간인에게 피해를 준다. 지금도 매년 50명 정도가 불발탄 폭발로 죽거나 다치고 있다. 특히 희생자의 40%가 어린이다. 테니스공 크기의 폭탄을 장난감인 줄 알고 가지고 놀다 사고를 당하는 것이다. 불발탄 중 지금까지 제거된 것은 1%도 안 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주 라오스 국민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미군의 불발탄이 라오스 토지개발과 농업, 관광산업에 심대한 타격을 주고 있음을 인정할 방침이다.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