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 온 ‘빅보이’, 연일 불방망이 쇼

입력 2016-09-06 18:59
시애틀 매리너스 6번타자 이대호가 6일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세이프코필드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홈경기에서 타석에 들어서자 한 관중이 피켓을 든 채 응원하고 있다. 시애틀 매리너스 트위터

타격감이 돌아왔다. ‘빅보이’도 돌아왔다. 이대호(34·시애틀 매리너스)가 빅리그에 복귀한 뒤 펄펄 날고 있다. 후반기 초반 극심한 부진 끝에 마이너리그에 내려갔던 이대호는 언제 그랬냐는 듯 불방망이 쇼를 펼치고 있다. 이대호의 활약 덕분에 시애틀은 가을야구를 할 수 있다는 희망의 끈을 이어갔다.

이대호는 6일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세이프코필드에서 열린 2016 미국프로야구(MLB)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경기에 6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지난달 28일 메이저리그에 복귀한 뒤 치르는 8번째 경기였다. 이대호는 5타수 2안타 3타점 2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시즌 타율은 0.262까지 올랐다. 시애틀은 14대 6으로 승리해 시즌 70승(67패) 고지를 밟았다.

경기 초반 이대호의 활약이 대승의 원동력이 됐다. 1회말 2사 주자 2루 상황에서 텍사스 선발투수 콜 해멀스에게 중전안타를 때려 1타점을 올렸다. 두 번째 타석에서도 활약이 이어졌다. 2회말 2사 주자 1,2루 기회에서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로 연속 적시타를 완성했다. 2개의 안타 모두 방망이 한 가운데를 정확히 맞혔다. 시애틀은 6-0으로 달아났고, 해멀스는 2이닝을 버티지 못하고 강판됐다. 이대호는 세 번째 타석에서 땅볼로 3루 주자를 불러들여 또 하나의 타점을 추가했다. 세이프코필드를 찾은 한 시애틀 팬은 이대호가 타석에 들어설 때 마다 “이대호는 내 고향 친구(DAE-HO is my home-boy)”라는 문구가 쓰인 응원 피켓을 들고 열렬히 환호했다.

시애틀 스캇 서비스 감독은 지난달 18일 이대호를 마이너리그에 내려 보냈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대호는 극심한 부진에 빠져 있었다. 후반기 이후 20경기에 나서 65타석을 소화했지만 타율이 고작 0.109에 그쳤다. 마이너리그행은 터닝포인트가 됐다. 이대호는 마이너리그 7경기에서 타율 0.519 2홈런 6타점으로 무력시위를 했다. 결국 열흘 만인 28일 빅리그에 복귀했고 타격감이 되살아났다. 최근 8경기에서 타율 0.393(28타수 11안타)에 6타점을 기록했다.

강정호(29·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이날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경기에 대타로 출전했지만 헛스윙 삼진을 기록한 뒤 교체됐다. 지난달 20일 어깨 부상을 당한 뒤 17일 만에 치르는 메이저리그 복귀전이었다. 한편 지난달 26일 오른손 가운데 손가락 힘줄 교정 수술을 받은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는 60일짜리 부상자명단(DL)으로 옮겨졌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