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정상회담을 갖고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갈등 속에서도 관계 개선에 나섰다.
양국 정상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폐막 후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서 30여분간 정상회담을 가졌다. 지난해 4월 이후 1년5개월 만에 처음이다.
시 주석은 아베 총리에게 “중국과 일본은 분쟁을 피하고 가능한 한 빨리 양국 관계를 정상적인 발전 궤도에 올려놓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대해 아베 총리는 “전략적 호혜 관계라는 입장에서 곤란한 과제를 계속 관리하면서 안정적 우호 관계를 구축해 가고 싶다”고 화답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시 주석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아베 총리에게 “일본은 언행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하지만 센카쿠 문제를 겨냥해서는 “중·일 양국이 동중국해 문제는 지역 평화와 안정의 공동 수호를 위해 대화와 협의를 통해 적절히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아베 총리는 지속적으로 남중국해 영유권 강화에 나서는 중국을 비판해 왔다. 지난 5월 일본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도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한 중국 비판을 주도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 4일 G20 정상회의 참석차 출국하면서도 기자들에게 “법의 지배 및 항행의 자유를 존중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동중국해,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중국은 센카쿠열도 영해와 인근 접속 수역에 대규모 무장 해경선과 어선을 접근시키면서 무력시위를 벌여왔다.
아베 총리는 북한이 이날 낮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으로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한 것과 관련해 “G20 정상회의 개최 중 발사를 강행한 것은 용인하기 어려운 폭거”라고 북한을 비난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아베 총리는 자신의 외교 책사인 야치 쇼타로 국가안전보장국장을 지난달 24일 베이징으로 급파해 정상회담 일정을 조율했다. 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이 성사되기까지 양국 정부는 막판까지 일정 조정에 난항을 거듭했다. 일본 측이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중·일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 반면 중국 측은 막판까지 일본과 아베 총리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일정 확정을 뒤로 미뤘다. 중국 측은 정상회담 확정 일정을 4일 밤늦은 시각에야 일본에 통보했다. G20 정상회의 참석 국가 중 10개국 이상의 정상들과 양자 정상회담을 가진 시 주석은 마지막 티켓을 아베 총리에게 배정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관련기사 보기]
☞
☞
1년5개월 만에 만난 시진핑-아베 센카쿠 갈등 속 관계 개선 모색
입력 2016-09-06 0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