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레사 메이(사진) 영국 총리가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메이 총리가 국가정상 자격으로 국제회의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간 가디언은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한 이후 국제무대에서 중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미국과 EU, 일본 등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후폭풍을 경고하고 나섰다고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메이 총리와의 양자회담에서 “브렉시트가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는다면 양국 관계가 헝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은 영국보다 EU와 아시아·태평양 국가와의 무역협상에 초점을 두려 한다”며 영국이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그는 전통적 우방관계를 의식해 “영국이 EU를 탈퇴해도 양국 관계는 시간이 갈수록 강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5일 메이 총리와 만나 “브렉시트로 영국 내 일본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NHK방송이 보도했다. 일본 외무성도 이날 EU법이 영국에서 적용되지 않으면 일본 기업이 타 EU 국가로 옮겨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G20 회의에 참석한 도날트 투스크 EU 상임의장 역시 “우리는 (영국을 뺀) EU 27개국의 이익을 보호하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브렉시트를 둘러싼 해외의 시각이 냉랭한 것을 의식해서인지 메이 총리는 G20 회의 기간 해외 정상들을 적극적으로 만나며 ‘친구 만들기’에 분주했다고 영국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
영국 메이 총리 국제무대 호된 신고식 … 美·日, 브렉시트 후폭풍 경고
입력 2016-09-06 05: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