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 세단 SM6 타보니… 반반한 외모-연비에 반하다

입력 2016-09-06 17:59
르노삼성자동차의 중형세단 디젤모델인 ‘SM6 dCi’의 도로주행 모습. 리터당 17.0㎞(일부모델 16.4㎞)의 우수한 연비가 강점이다. 르노삼성자동차 제공

중형세단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르노삼성자동차의 ‘SM6’가 디젤 모델(SM6 dCi)을 앞세워 합리적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SM6의 고급스러운 디자인에 가솔린 모델이 넘볼 수 없는 탁월한 연비까지 갖췄다. 지난달 출시 이후 총 729대가 팔렸다. 르노삼성차는 SM6가 중형세단의 절대강자인 쏘나타의 ‘대항마’로 자리매김하는 데 디젤 모델이 일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낮고 넓게 빠진 고급스런 외관…ℓ당 16∼17㎞ ‘연비 깡패’

지난달 10일부터 14일까지 SM6 디젤을 시승했다. 디젤 중에서는 최상위 트림인 ‘LE’ 모델에 19인치 휠이 장착된 차량이었다. 수원∼서울 여의도 출퇴근길을 주로 달렸고, 수원∼경남 통영을 한 차례 왕복했다.

SM6 디젤은 지난 3월 출시된 가솔린 모델의 외관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차체 높이는 1.46m로 낮게 유지하면서도 폭은 1.87m로 넓은 편이다. 낮고 넓은 차체는 날렵하게 빠진 헤드램프와 ‘ㄷ’자 모양으로 주변을 감싸는 LED 주간주행등과 어우러져 스포티하면서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풍긴다. 총 5가지 주행모드(스포츠·컴포트·에코·뉴트럴·퍼스널)에 따라 변하는 계기판 디자인과 실내 무드조명은 운전에 재미를 더한다.

SM6 디젤의 진정한 매력은 압도적인 연비에서 드러난다. 16·17인치 휠 장착 모델은 공인연비가 17㎞/ℓ다. 18·19인치 휠 장착 모델도 16.4㎞/ℓ에 달한다. 연비효율이 좋은 디젤엔진임을 감안해도 탁월한 수치다. ‘깐깐해진’ 연비기준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실제 주행해본 결과 특별히 연비주행을 하지 않아도 계기판에 찍히는 평균연비는 대개 공인연비를 상회했다.

수원에서 통영으로 향하는 고속도로 구간 중 정체가 심했던 기흥동탄IC∼안성JC 구간 30㎞를 통과하는데 계기판에 찍힌 평균연비는 리터당 17.8㎞였다. 이후 정체가 풀리면서 100㎞ 안팎의 경제속도를 유지하며 북천안IC까지 주행했더니 평균연비는 곧장 20.6㎞/ℓ까지 올랐다. 하이브리드 차량의 연비와 맞먹는 수준이다. 수원∼여의도 출퇴근길에서도 평균연비는 14㎞/ℓ 아래로는 떨어지지 않았다.

2% 부족한 힘…불편한 8.7인치 풀터치 인터페이스

연비 효율성을 강조하다보니 주행성능은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디젤모델에 장착된 1.5dCi 엔진의 최고출력은 110마력이다. 동급의 쏘나타 디젤(1.7e-VGT)과 비교하면 약 30마력 이상 떨어진다. 연비를 위해 배기량 자체를 1500cc급으로 낮추다보니 출력이 떨어지고 그만큼 차체를 끌어주는 힘이 부족한 편이다. 그나마 디젤엔진 특유의 힘(토크: 25.5㎏·m)이 이를 보완하고 있지만 정차 후 출발과 저속 상태에서 가속이 필요할 때 답답함을 느낄 수 있다. 또 저속에서 다시 액셀러레이터를 밝으면 차가 ‘꿀렁’거리며 매끄럽게 나가지 않을 때도 있었다.

SM6 모델의 ‘트레이드마크’인 8.7인치 풀터치 인터페이스는 불편했다. 외관상으로는 흡사 태블릿PC를 연상케하는 센터페시아의 인터페이스는 미래적 이미지를 풍긴다. 하지만 UI(사용자환경)가 직관적이지 않아 주행 중 조작하기 힘들다. 에어컨 풍량을 조절하기 위해 인터페이스를 조작하다 보면 전방에 시선을 제대로 고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자칫 인터페이스에 시선을 빼앗길 경우 주행 중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어 보였다. 자주 사용하게 되는 공조기와 오디오 정도는 물리버튼이나 다이얼 형태로 조작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면 더 좋았을 법하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