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편 도시양봉… 벌집 쑤신 듯 ‘펄펄’

입력 2016-09-05 21:35
서울 강동구 상일동 명일근린공원 공동체텃밭 양봉장에서 도시농부들이 벌꿀을 수확하고 있는 장면. 서울시 제공

도시에서 벌을 길러 벌꿀을 수확하는 도시양봉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도시농업 원년을 선포한 2012년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옥상에서 5개의 벌통(봉분)으로 시작된 서울시의 도시양봉은 5년 만에 규모가 70배로 확대됐다.

서울시는 시가 관리하고 있는 공원과 자치구 텃밭양봉장 등 34곳의 도시양봉장에 351개의 벌통이 설치돼 있다고 5일 밝혔다.

벌통은 공원 및 옥상텃밭, 주말농장 등을 중심으로 늘어나고 있다.

시에 따르면 2013년엔 서초·도봉·서울시청 옥상 등에 90통이 설치돼 장애인단체 등이 운영해 왔다. 2014년에는 60통으로 줄기도 했지만 2015년 176통으로 다시 늘었고 올해는 351통으로 확대됐다.

서울시와 자치구 등 공공기관이 월드컵공원(노을공원), 서올숲, 고덕역 인근 공동체텃밭, 아차산 등에서 167통을 기르고 있다. 또 예비사회적기업 어반비즈서울과 양봉협동조합 등 민간이 명동 유네스코회관 옥상 등에서 154통을 운영하고 있다.

자치구별로는 산이 많은 종로·강서·강동·관악·노원구 등에서 20∼40통 규모로 양봉장을 운영하고 있다. 종로구 행촌동 성곽마을에서는 도시농업공동체가 지난 4월 벌통 40개를 설치해 4회에 걸쳐 총 400ℓ의 벌꿀을 수확했다. 벌통 1통에서는 보통 5∼10㎏의 꿀이 생산된다.

시는 도시양봉이 수익 창출뿐 아니라 지역민의 일자리 창출, 도시의 생물다양성 회복, 심리치료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어 점차 확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어반비즈서울에 따르면 해외에서도 도시양봉이 활기를 띠고 있다. 영국 런던은 1999년 1000곳이던 도시양봉장이 2012년 버킹엄궁전, 런던증권거래소 등 3200곳으로 늘었다. 일본도 2006년 도쿄 긴자지역에서 도시양봉을 시작해 2014년에는 1000㎏의 벌꿀을 생산했다. 미국 뉴욕도 2010년 도시양봉을 합법화한 후 인터컨티넨털호텔, 뱅크오브아메리카 타워 등 400여곳에 도시양봉장이 설치됐다.

시는 서울 도시양봉 5년의 성과를 되돌아보고 개선과제를 모색하기 위해 6일 서울NPO센터에서 ‘서울 도시양봉’을 주제로 시민좌담회를 연다.

송임봉 서울시 도시농업과장은 “도시양봉은 환경과 생태계를 측정하는 환경지표”라며 “안전하고 쉽게 도시양봉에 차여할 수 있도록 저변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