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현금입출금기(ATM)를 빠르게 줄이고 있다. 출금만 되는 현금출금기(CD)를 포함해 주요 은행별로 연간 수백대씩 자동입출금기기를 없애는 상황이다. 주요 은행이 올해 상반기 ATM 관련 수수료를 100∼200원씩 인상하긴 했지만 기기당 연간 100여만원씩 손해 보는 구조는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5일 주요 은행의 2016년 6월 말 기준 반기보고서의 ATM 및 CD 기기 현황을 보면 신한은행은 총 6820대의 기기를 운영해 2014년 말보다 647대 이상 줄인 것으로 파악됐다. KB국민은행 역시 1년 반 사이 335대의 ATM 감축을 실행했고, KEB하나은행도 같은 기간 424대를 없앴다. 우리은행 462대, NH농협은행 219대, IBK기업은행 44대 규모의 감축 실적이다.
올 상반기만 놓고 봐도 우리은행이 260대, 국민은행이 149대 줄이는 등 감소세는 여전하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ATM 수수료가 워낙 낮고 주 고객은 거의 면제라서 번화가가 아니면 기기 유지 자체가 힘들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역시 “대당 166만원씩 손해라고 금융연구원도 추산했다” 라고전했다.
올 들어 신한 하나 국민 기업 등 은행이 ATM에서 다른 은행으로 돈을 보낼 때 내는 수수료를 100∼200원씩 올렸다. 하지만 이 역시 ATM 운영 수지 개선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ATM에서 다른 은행 계좌를 통해 현금을 인출할 때도 수수료를 받지 않는 등 ATM 가지고 수익성을 논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며 “대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사라지는 은행 ATM
입력 2016-09-05 2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