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포스코건설 베트남 첫 자립형 신도시 ‘스플랜도라’를 가다

입력 2016-09-06 00:29
포스코건설이 베트남 하노이시 북안카인에 건설중인 현지 최초 자립형 신도시 '스플랜도라' 내 테라스하우스 전경. 포스코건설 제공
'스플랜도라' 내 아파트 단지 전경. 포스코건설 제공
지난 1일 베트남 하노이시 북안카인(AN Khanh) 지역. 하노이 중심부에서 서쪽으로 6.4㎞ 떨어진 이곳에 도착하자마자 하얀색 아파트 단지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1980∼90년대 한국을 연상시키는 기존 베트남 시가지와는 확연히 달랐다. 반듯한 도로와 잘 정돈된 가로수 덕에 유럽에 온 착각마저 들었다. 포스코건설이 개발 중인 베트남 최초의 자립형 신도시, ‘스플랜도라’를 목격한 첫 느낌이다.

포스코그룹은 한국과 베트남 간 공식 외교관계를 수립하기 1년 전인 91년 베트남에 하노이사무소를 설립해 본격적인 진출에 나섰다. 이듬해 4월 호찌민에 최초의 합작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철강 및 건설, 무역, IT 사업 등에 진출해 지금까지 약 20억 달러를 투자했다. 특히 포스코건설이 주도해 건설 중인 스플랜도라는 철강과 함께 대표 기간산업 중 하나인 건설부문에서 한국 기업의 위상을 베트남에 알렸다는 의미를 갖는다.

2006년 베트남 국영 건설사인 비나코넥스와 포스코건설이 함께 추진한 스플랜도라 프로젝트는 사업부지만 264만㎡에 이르는 초대형 사업이다. 2029년까지 5단계에 걸쳐 개발되는 신도시는 주거지구 6196가구와 함께 37만㎡ 규모의 상업·업무지구가 들어선다. 추정 사업비는 약 22억 달러다. 2013년 주거단지 1049가구가 완공됐고, 현재는 테라스하우스 981가구와 중앙호수공원, 도로·인프라시설을 짓는 2단계 사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스플랜도라는 한국형 아파트를 모델로 했다. 단지 외벽 마감과 주 출입구 등이 국내 아파트와 흡사하다. 다만 습도가 높은 현지 기후를 고려해 층의 높이가 국내 아파트보다 1.5배 더 높다. 마루 대신 타일을 쓰는 등 현지 스타일에 맞게 지었다. 이날 직접 둘러본 아파트 단지는 하얀색 외관 덕에 깔끔한 느낌을 줬다. 현관과 거실 높이에 차이를 둬 베트남의 전통적 주거시설과 비교해 편의성을 높였다. 스플랜도라 내 330㎡ 빌라 1채의 가격은 약 10억원. 입주민 대부분은 주로 베트남 정·관계 인사로 구성돼 향후 베트남을 대표하는 신흥 부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도시 개발사업을 수행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은 포스코건설은 2008년 9월 640만 달러에 수주한 하노이시 광역도시계획 수립을 2011년 7월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921㎢인 하노이시의 면적을 3344.6㎢로 3배 이상 늘리는 이 사업은 베트남 정부가 2010년 하노이 천도 1000주년을 맞아 의욕적으로 추진했다. 향후 포스코건설의 사업 수행에 따라 하노이시는 2050년까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건설 이외에도 포스코그룹이 베트남에서 운영하는 법인은 총 12개다. 포스코 관계자는 “2000년대 들어 베트남은 건설, 자동차, 가전 등 고급 철강을 필요로 하는 산업이 급속히 발전하고 있다”며 “포스코그룹의 역할을 감안해 현지에서 사랑의 집짓기와 보육지원 등 다양한 봉사활동도 진행하는 등 영향력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하노이=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