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당신이 예수님이 하셨던 놀라운 일을 직접 목격했다면 주위 사람들에게 어떻게 말하겠습니까. 여기에 특별한 훈련이나 암기가 필요할까요. 아닙니다. 그저 여러분이 본 것을 말하면 됩니다. 우리가 진짜 경험한 것을 말할 때 사람들은 믿게 됩니다.”
국제예수전도단(YWAM) 소속 ‘스토리텔링’ 전문가 브루스 쿤(60)씨는 “성경에 나오는 예수님 이야기를 우리가 목격한 것처럼 말할 때 복음은 더 강력하게 전달될 수 있다”고 말했다.
쿤씨는 지난 30년간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복음서와 사도행전, 빌립보서 내용을 전했다. 스토리텔링이란 스토리텔러가 성경 내용을 실감나게 이야기하는 것이다. 일종의 ‘모노 드라마’인데 연기하거나 암기해서가 아니라 마치 1세기 성경의 현장을 본 것처럼 말하는 것이다. 쿤씨는 미국의 수많은 대학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백 차례에 걸쳐 이렇게 복음을 전했다. 인터뷰에서도 그의 표정은 생생했다. 백발과 흰수염으로 뒤덮인 얼굴은 전형적인 배우 같았다.
최근 한국YWAM(박석건 대표) 초청으로 방한한 그는 한국YWAM이 운영하는 제주 열방대학 안에 스토리텔링 과정 설치를 논의했다. 지난달 말에는 강원도 횡성군 웰리힐리파크에서 열린 간사총회에도 참석해 스토리텔링을 소개했다.
그는 “미국의 많은 대학에서 예수님 이야기로 스토리텔링을 했지만 단 한 번도 청중으로부터 거부 반응이나 공격을 당한 적이 없다. 오히려 청중은 예수 이야기를 들으며 성경을 궁금해 했다”면서 “한 번 스토리텔링을 할 때마다 90분을 말했고 청중은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었다”고 설명했다.
오늘날 미국 대학은 종교다원주의와 세속주의가 만연해있다. 예수 이름만 꺼내도 종교 강요를 이유로 반대하기 일쑤다. 하지만 그의 스토리텔링은 거부감이 없었다. 한 대학에서는 여성동성애연합 대표가 그의 스토리텔링을 듣고 “놀라운 얘기”라고 탄복했다고 한다. 그는 “사람들은 설명이 아니라 이야기를 전할 때 그 이야기에 집중한다”고 말했다.
쿤씨는 미국 기독학생회(IVF) 간사와 신학대학원 교수 등으로 활동하다 4년 전부터는 국제YWAM 소속으로 미국 하와이열방대학 등에서 ‘마음으로 전하는 말씀(Word by Heart)’ 과정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스토리텔러가 상상력을 갖도록 훈련한다. 성경 이야기가 자신에게 일어난 일이라고 상상할 때 마음에 떠오르는 이미지를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스토리텔링의 열쇠라고 했다.
“스토리텔링은 연기가 아닙니다. 예수님이 실제로 하신 사역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정말 그 일이 일어났고 이를 그대로 말한다고 생각해보세요. 그러면 놀라운 스토리텔링이 전달될 것입니다.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됩니다. 한국 크리스천들이 예수 이야기를 실감나게 전할 때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예수를 전하는 스토리텔러가 되기 전까지 쿤씨는 미국 뉴욕의 브로드웨이에서 활동하던 연극 배우였다. 1980년대 중반 ‘레미제라블’이 초연되던 시절, 형사 ‘자베르’ 역할을 맡기도 했다. 수년간 배우가 되기 위해 시간을 투자했고 뮤지컬 무대에도 섰지만 기독교인으로서 브로드웨이는 마치 ‘디저트’ 같았다고 했다.
“기독교인 예술가로서 진리를 가지고 사람들에게 다가서고 싶었어요. 진짜 음식을 먹고 싶었던 것이죠. 그래서 누가복음으로 스토리텔링을 시작했습니다. 이보다 더 좋은 공연은 없는 것 같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스토리를 전하는 것이 최고의 공연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정말 놀랍습니다.”
그는 스토리텔링을 위해 성경을 소리 내서 읽으라고 권했다. “성경을 항상 크게 읽으십시오. 성경은 읽혀지기 위해 쓰여진 글입니다. 글은 내용을 담기 위한 일시적 장치일 뿐입니다. 성경은 혼자서 읽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 안에서 읽혀지도록 쓰여졌습니다.”
횡성=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예수 전하는 ‘스토리텔러’ 국제예수전도단 브루스 쿤씨 “스토리텔링으로 복음 전하십시오”
입력 2016-09-05 20: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