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4일 항저우에서 개막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제1세션 참석을 시작으로 다자 정상회의 일정에 돌입했다. 특히 박 대통령이 발언에서 이른바 ‘누에고치론’을 설파하자 G20 정상회의 주최국 정상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곧바로 이에 적극 화답하는 모양새도 연출됐다.
박 대통령은 “나비는 누에고치 속의 번데기 시절을 겪고 껍질을 뚫고 나오는 과정을 통해 날개가 힘을 얻어 화려하게 날아오를 수 있다”며 “우리도 과감한 구조개혁을 통해 과거의 허물을 벗어던지고, 혁신을 이뤄낼 힘을 얻어 도약의 미래로 날아오르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제1세션에서 11번째 발언자로 나서 10여분간 발언했다.
박 대통령 발언이 끝난 직후 시 주석은 “감사합니다. 박 대통령님”이라고 한 뒤 “중국의 2025 제조 목표와 한국의 제조업 3.0 전략은 맥이 상통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전략을 결합하는 것은 우리 경제 개발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마무리발언에서도 “디지털 경제를 성장시키고 구조개혁을 추진해 나비가 누에고치를 뚫고 비상하도록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앞서 순자(荀子)의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중국의 고대 사상가 순자는 ‘자르다 그만두면 썩은 나무도 자를 수 없지만, 끊임없이 새기면 쇠에도 글을 새길 수 있다’고 했다”며 “2014년 G20 성장 전략을 마련한 지 2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갈 길이 먼 것 같아 아쉽다. 남은 2년 동안 쇠에 글을 새기는 각오로 충실히 이행하자”고 당부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회의 개막식이 열린 항저우 국제전시장(HIEC)에 붉은 재킷 차림으로 입장, 기다리고 있던 시 주석과 밝은 표정으로 악수를 나눴다.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이 만난 것은 우리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회의 도중엔 테리사 메이 신임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이후 한·영 정상이 만난 것은 처음이다.
항저우=남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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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대통령 ‘누에고치론’설파 시진핑 “구조개혁 추진”맞장구
입력 2016-09-05 00:39 수정 2016-09-05 00: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