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사가 포함된 국제 공동 연구진이 원인불명의 수전증(본태성 진전증)을 초음파 수술로 치료하는 길을 활짝 열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은 신경외과 장진우(사진) 교수팀이 미국 캐나다 일본 의료진과 공동으로 특발성(본태성) 수전증 억제에 효과가 있는 고집적 초음파 조사 치료법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장 교수팀은 이 치료법이 두개골을 열고 손 운동에 관여하는 뇌속 신경회로의 일부를 차단하는 뇌수술 못지않게 효과적이라는 사실도 입증했다. 이에 따라 두개골을 열고 손동작에 관여하는 뇌 신경회로 일부를 차단하는 뇌수술을 받아야 했던 본태성 진전증 환자들이 수술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장 교수팀은 4개국 11개 병원을 방문한 본태성 진전증 환자 76명을 ‘고집적초음파수술’(MRgFUS) 그룹(56명, 실험군)과 위약 치료를 시도한 대조군(20명)으로 나누고 1년간 4차례 관찰하며 손 떨림 증상과 삶의 질 수준을 각각 평가했다. 그 결과 고집적초음파수술 실험군은 치료 3개월 후부터 눈에 띄게 손 떨림 증상이 완화되기 시작했다. 반면 대조군은 큰 변화가 없었다.
장진우 교수는 “초음파를 이용한 진전증 치료는 머리뼈를 열지 않는 비수술요법이라 시술 후 이튿날 바로 일상생활로 복귀가 가능할 정도로 회복도 빠른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더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 최근호에 게재됐다. 장 교수팀은 이 방법으로 중증 강박장애를 치료하는 방법도 적극 연구 중이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뇌수술 안하고 수전증 잡는다
입력 2016-09-05 20: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