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최대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총회장 박무용 목사)이 총대(총회 또는 노회 대의원)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총회에 대한 만족도가 25.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회의 과도한 정치활동과 영적 리더십 부재, 불투명한 재정운용에 대한 불만이 특히 높았다.
이번 조사는 오는 26일 개최되는 제101회 총회를 앞두고 교단의 현주소를 확인하기 위해 실시됐다. 총대 1517명 중 585명이 답변했으며 직분별로는 목사 293명, 장로 292명이었다.
‘총회에 대한 만족도’ 분야에서는 응답자의 73.5%가 ‘만족하지 못한다’(별로 54.5%, 전혀 19.0%)고 답해 ‘만족한다’(다소 23.5%, 매우 1.5%)고 응답한 총대의 3배에 달했다.
직분별로는 목사가 76.0%, 장로가 70.9%로 목사들의 불만족도가 더 높았다.
총회에서 가장 시급히 개선해야 할 과제에 대한 질문에는 ‘지나친 정치활동’이라는 응답이 35.8%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영적 리더십 부재’(23.6%) ‘불투명한 재정운영’(19.6%) ‘재판의 불공정성’(11.2%) 등이 뒤따랐다.
예장합동 내에선 아직도 보류 상태인 총회 임원 후보자 확정 문제를 비롯해 ‘총회와 총신대 갈등’ ‘은급재단 납골당 문제’ ‘아이티구호헌금 비리 문제’ 등의 원인으로 ‘교단의 정치화’가 지목돼 왔는데 이와 궤를 같이하는 결과다.
총회가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 과제로는 ‘다음세대 및 교육’(34.7%)이 꼽혀 교회학교 위기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이어 ‘재정 투명성’(24.8%) ‘교인 수 감소 대책’(16.3%) ‘이단·이슬람·동성애 대응’(12.9%) 순이었다.
특히 ‘총회가 이단·이슬람·동성애 문제에 적절히 대응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선 ‘아니다’라는 응답이 58.1%를 차지했다. 한국교회 및 사회 이슈에 대해 더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는 한국교회의 개혁 실천 과제에 대해서는 ‘목회자의 권위주의 내려놓음’이 37.9%를 차지해 ‘선(先)회개 후(後)개혁’이라는 시대적 요청이 한국교회 회복의 첫 걸음임을 보여줬다. 이어 ‘성도들의 실제 생활에 대한 방향제시’ ‘자기교회 중심에서 지역사회로의 공공성 지향’ ‘양적 팽창 및 외형중심 성장 지양’ 등이 과제로 제시됐다.
총회정책연구위원장 장봉생 목사는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총회 정책의 향방을 책임질 총대들의 변화 열망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결과를 면밀하게 분석해 총회에서 바른 정책이 채택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사진=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
‘총회 과도한 정치활동·영적 리더십 부재’가 문제
입력 2016-09-04 2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