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한 국제가전박람회(IFA)는 사물인터넷(IoT)을 바탕으로 한 ‘스마트홈’이 눈길을 끌었다. 스마트홈이 구현되면 사용자는 주방에서 모니터를 통해 레시피를 확인하고, 냉장고 안에 달린 카메라로 밖에서도 장 볼 목록을 정할 수 있다.
보쉬와 지멘스는 주방도우미 ‘마이키(mykie)’를 이용한 ‘홈커넥트’ 기술을 선보였다. 로봇 모양의 마이키는 사용자와 대화하며 집안의 여러 기기들을 작동하거나 제어할 수 있다. 방 안에서 거실에 있는 커피머신을 작동하거나 집에 도착하기 전에 미리 오븐을 예열해 둘 수 있다. 아직 출시 계획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집 안 가전제품들을 하나의 로봇으로 연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래의 모습을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롤랜드 부시 지멘스 부회장은 “이번 IFA에서 처음 선보인 지멘스의 생활가전은 완벽하게 연결된 주방을 보여준다”며 “우리는 소비자가 스마트홈 서비스를 이용할 준비가 됐다고 느낀다. 그래서 연결은 우리에게 이번 해의 가장 중요한 주제였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이전 박람회와 다르게 여러 업체들이 IoT를 강조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IFA에서 나왔던 제품 중 로봇 형태의 홈 어시스턴트인 마이키는 가장 혁신적이다. 감성을 강조한 로봇들이 레시피 등 정보까지 주는 ‘똑똑한 비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파나소닉은 스마트홈으로 꾸며진 주방을 선보였다. 투명한 디스플레이가 달린 와인셀러는 안에 있는 와인 종류와 와인 도수, 생산지 등 정보까지 제공한다. 천장에 설치된 카메라는 음식이 어떻게 조리되는지를 보여주고, 조리 상태에 따라 스스로 음식의 온도를 조절한다.
또 파나소닉이 공개한 프로토 타입의 ‘론드로이드’는 세탁과 건조, 옷을 개고 보관하는 것까지 자동으로 실행한다. 파나소닉 관계자는 “내년에 개발에 착수하고 2019년에는 소비자에게 선보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파나소닉은 이미 알리안츠와 협력해 보안에 초점을 맞춘 홈 IoT를 선보이고 있다. 집 안에 누군가의 침입이 감지되면 업체가 곧바로 출동하는 식이다. 독일 등 유럽이나 중국 중소업체들도 IFA에서 카메라, 문 열림 감지 등 센서 등을 전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보안을 책임지는 소형 디바이스가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할 것”이라며 “이를 토대로 IoT를 실현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전자 조성진 대표이사(사장)도 IoT 기반 구축을 위해 ‘오픈’을 모토로 유통·통신사와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조 사장은 3일 기자간담회에서 “오픈 커넥티비티(connectivity), 오픈 플랫폼, 오픈 파트너십을 모토로 모든 가전제품이 연결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베를린=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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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9-05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