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동맹과 천사프로젝트에서 농업인·연극인들의 화합까지…’
영·호남이 서로 더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 각계 각층이 상호교류의 폭을 넓히고 천사 지원자들은 저마다 주머니를 털어 상대지역 저소득층 자녀를 돕는 상황이다.
전남도는 “경북도와 지난해 7월 체결한 ‘동서화합 천사프로젝트’가 1년여 만에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고 4일 밝혔다. 천사프로젝트는 전남과 경북의 자발적 지원자 1004명씩이 상대지역 저소득층 자녀들에게 매달 5만∼10만원을 교차 후원하는 사업이다.
형편이 어려운 저소득층 자녀들의 자립기반을 만들어주고 지역 간 상생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프로젝트의 슬로건은 ‘영·호남 천사들의 아름다운 동행’이다. 그동안 전남에서만 857명이 자발적 후원자로 참여해 경북 저소득층 자녀를 도왔다. 전남 해남에는 이달 말 저소득 다자녀 가구가 경북 후원자들의 도움을 받아 입주하는 주택 한 채가 완공된다.
천사프로젝트는 경북도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제의를 전남도가 받아들이면서 성사됐다. 이에 따라 양 지역 어린이들의 상호 탐방캠프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여름방학을 맞은 경북 6개 시·군 어린이 67명은 지난달 2박3일 일정으로 전남을 다녀갔다. 이들은 전남도청과 목포 자연사박물관·진도 운림산방을 둘러보고 여수 해상케이블카·유람선·갯벌체험 등에 참여했다. 내년에는 전남지역 어린이들이 경북을 교차 방문한다.
영·호남 상생발전을 위한 달구벌 대구와 빛고을 광주간의 ‘달빛동맹’도 무르익고 있다. 지자체뿐 아니라 양 지역의 대표적 금융기관이 손을 맞잡고 돈독한 형제의 정을 쌓고 있다. 지난해 7월 친선협약을 맺은 광주은행과 대구은행은 같은 해 11월 경북 상주에서 사과를 땄고, 올 6월에는 전남 보성에서 힘을 합쳐 감자를 캐는 등 공동 농촌 봉사활동을 펼쳤다.
영·호남의 농업·연극인들도 한마음 한뜻으로 뭉치고 있다. 양 지역 농업인 400여명은 지난달 30일과 31일 전남 영광에서 화합 한마당 행사를 가졌다. 이들은 무분별한 농산물 시장 개방 등에 대해 화합과 단결을 통해 공동 대처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지난 5월부터 경북 구미와 경남 진주, 전북 전주, 전남 순천 등에서 릴레이 공연을 이어온 영·호남 연극제는 이날 막을 내렸다. 올해 벌써 17회째인 이 연극제에서 영·호남 연극인들은 친선과 화합을 다질뿐 아니라 수준 높은 연극공연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이낙연 전남지사는 “2013년 결성된 동서화합포럼이 민간영역 등 다방면에 걸친 영·호남 친선교류의 토대가 됐다”며 “산업화와 민주화를 선도해 온 두 지역이 한반도 미래를 이끌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더 가까워진 영·호남… 농업인·연극인도 뭉쳤다
입력 2016-09-04 1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