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김부겸 “충청을 잡아라” 동시 출동

입력 2016-09-05 00:15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3일 국회 운동장에서 열린 ‘2016 사진기자 가족체육대회’에서 정세균 국회의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오른쪽)이 3일 전남 해남 울돌목에서 열린 ‘2016 명량대첩축제’에서 헌화하고 있다. 가운데는 이낙연 전남지사.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문재인 전 대표와 김부겸 의원이 동시에 ‘충청 대망론’의 거점인 충남을 찾아 격돌했다.

문 전 대표는 3일 충남 서산에서 열린 팬클럽 ‘문팬’(문재인 팬) 창립총회에 참석해 “문팬 가족 여러분이야말로 어떻게 보면 정치라는 세상에서 제게 누구보다도 가까운 식구”라며 지지층 규합에 나섰다. 참석자들은 행사장 입구에 “양산호랑이를 청와대로”라고 적힌 현수막을 걸어놓고 행사 도중 “문재인 정권교체” 등 구호를 외쳤다.

문 전 대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비주류 후보를 향한 친문(친문재인) 당원의 악의적 비난 댓글을 염두에 둔 듯 ‘선플(善+리플)’운동을 제안했다. 최근 전당대회 결과를 ‘친문’ 지도부 출범이라고 비판하는 의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온라인 당원 등이 악플을 쏟아내기도 했다. 그는 “지지하는 정치인이 다르다고 적대하고, 나아가 같은 당 정치인 사이에서 분열하고 적대하는 말이 넘쳐난다. 우리 문팬 가족부터 선플 달기 운동을 시작하자”고 말했다. 강성 지지그룹의 배타성으로 인해 중도층은커녕 당내 비주류조차 껴안지 못할 경우 표 확장력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를 감안한 것이다.

김 의원은 충남 보령에서 문 전 대표를 정면 겨냥했다. 그는 지지조직 ‘새희망포럼’ 정기총회에 참석해 “대세론에 안주할 게 아니라 강자들의 난장판이 된 대한민국을 바로잡을 ‘히든 챔피언’이 필요하다”며 “(지난 대선에서) 일대일 구도를 만들고도 패배했다. ‘플러스 알파’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내 주류 일변도의 대선판도를 흔들겠다고 나선 것이다. 김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행사 동영상을 올려 젊은층과 직접 소통에 나섰다.

전날에는 안희정 충남지사와 손학규 전 상임고문이 ‘야권의 심장’ 광주를 찾아 민심을 공략했다. 추석을 앞두고 대선주자들의 움직임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내에서는 대선 흥행에 도움이 될 것이란 긍정 평가, 대선 조기 점화에 따른 분열 우려 등이 엇갈리고 있다.

고승혁 기자 marquez@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