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병희 목사 “이단 같은 본질적 문제 아니라면 기득권 모두 내려놓고 양보해야”

입력 2016-09-04 21:20

“‘한국교회 연합을 위한 선언문’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적극 환영합니다. 이제 한국교회연합(한교연) 대표회장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은 각 조직으로 돌아가 동의를 이끌어 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습니다. 임원들과 실행위원들에게 한국교회 하나 됨이라는 대원칙을 제시하며 설득한다면 충분히 동의할 것입니다.”

양병희(사진) 한교연 직전 대표회장은 4일 인터뷰에서 “지난해 이영훈 대표회장과 한국교회 통합을 이뤄보려고 자주 만나 대화했는데 이번에 선언문이 발표돼 보람이 크다”면서 “어떤 장애물이 있더라도 통합이라는 좋은 결실을 맺어 달라”고 당부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대신 총회장과 한국장로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을 역임한 양 목사는 지난해 한교연 대표회장으로 퀴어축제 반대와 종교편향적인 봉은사역 문제 등 굵직한 이슈가 제기됐을 때 한국교회의 입장을 단호하게 밝힌 바 있다.

양 목사는 “종교인 과세가 2018년부터 시행 예고돼 있으며, 동성애자들의 음란한 퀴어축제가 어느새 서울과 대구에서 연례행사로 자리 잡았다”면서 “특히 이단과 동성애에 대한 정당한 비판을 차단시키는 차별금지법 같은 조항들이 지자체에서 학생인권조례와 시·군·구 인권조례라는 이름을 뒤집어쓰고 시민들의 삶에 파고 든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것은 이슬람이 웰빙과 문화, 경제 논리를 앞세워 한국사회에 침투하려 하고 있다는 점”이라면서 “이런 위기 상황에서 자기 조직과 감투를 지키기 위해 통합논의에 반대한다면 침묵하던 성도들이 일어나 소리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 목사는 “지난해 예장 대신과 백석 교단이 통합할 수 있었던 비결은 철저한 희생과 양보, 배려에 있었다”면서 “한교연과 한기총도 이단문제 같은 본질적 문제가 아니라면 기득권을 모두 내려놓고 양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7개 주요교단을 중심으로 이단의 진입은 철저히 차단하고 중소형 교단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통합논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양 목사는 “신앙선배들의 노고로 만들어진 한기총의 위상이 한순간에 추락한 것은 잘못 유입된 이단 때문이었다”면서 “피가 모자란다고 해서 물을 섞을 수 없듯 이단 관련 인사의 진입시도는 7개 교단이 어떤 일이 있더라도 원천 봉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교회 안에는 건강한 군소교단들이 다수 있다”면서 “아름다운 연합과 일치를 위해 군소교단의 대표자를 선정해 그들의 목소리도 적극 수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