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내한하는 독일의 두 명문 오케스트라가 지휘봉을 모두 국내 지휘자에게 맡겼다. 2005년 이후 11년만에 한국에 오는 베를린 심포니는 KNN 방송교향악단 예술감독인 오충근(56·왼쪽 사진)이 지휘하고, 세번째 내한하는 도이치 방송 교향악단은 경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예술감독인 성시연(40·오른쪽)과 호흡을 맞춘다. 해외 오케스트라의 내한공연에서 국내 지휘자가 지휘를 맡는 것은 이례적이다.
9일 부산문화회관, 10일 거제문화예술회관, 11일 서울 예술의전당으로 이어지는 베를린 심포니의 내한공연에선 ‘프로메테우스의 창조물’ 서곡, 3중 협주곡(코스모폴리탄 트리오 비엔나 협연), 교향곡 7번 등 모두 베토벤의 곡이 연주된다. 오충근은 지난 4월 부산에서 창단된 KNN 방송교향악단의 초대 예술감독이다. 지난해 체코 프라하 스메타나홀에서 노스 체코필 테플리체를 지휘해 소니에서 음반을 발매한 것이 계기가 되어 베를린 심포니가 한국 투어 지휘자로 그를 낙점했다. 오충근은 내년 4월 23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베를린 심포니 정기연주회를 객원지휘할 예정이다.
21일 수원 경기도문화의전당, 23일 서울 롯데콘서트홀, 2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25일 통영국제음악당, 26일 구미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는 도이치 방송 교향악단의 내한공연은 베토벤의 ‘프로메테우스의 창조물’ 서곡,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에스더 유 협연), 브람스 교향곡 1번 등을 들려준다.
지휘자 성시연은 최근 흥미로운 기획으로 경기필의 도약을 이끈 주역이다. 이번 내한공연은 지난해 독일 자를란트 국제 뮤직 페스티벌에서 선보인 경기필의 연주를 도이치 방송 교향악단 관계자가 눈여겨보고 성시연에게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성시연은 16일 이번 투어 공연에 앞서 독일 풍크하우스 할버그에서 도이치 방송 교향악단을 지휘할 예정이다. 도이치 방송 교향악단은 내년 말 예술감독 임기가 끝나는 카렐 마크 시숑의 후임으로 성시연도 후보군에 올려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지영 기자
獨 두 명문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 이례적으로 국내 지휘자와 ‘호흡’
입력 2016-09-04 2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