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회의장의 제346회 정기회 개회사로 촉발된 국회 파행 사태가 이틀 만에 극적으로 봉합됐다. 정 의장은 2일 여야 3당 원내대표와 잇따라 논의하고 이견을 조율했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었다. 하지만 2일 오후 늦게 정 의장과 새누리당이 한 발씩 양보하면서 추가경정예산안 등 현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가 개최됐다.
정 의장은 이날 오전 일찍 출근해 의장실로 향했다. 곧바로 간부회의를 여는 등 새누리당이 정한 ‘데드라인’인 오전 10시까지 분주하게 움직였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미 전날 의원총회 소집을 예고하고 이 시각까지 수습책을 내놓을 것을 요구했었다.
애초 정 의장은 3당 원내대표를 모두 소집해 관련 사태를 논의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려 했다. 하지만 일정 조율이 여의치 않자 오전 9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를 만났고,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과는 전화로 상황을 논의했다. 두 원내대표는 정 의장에게 몇 가지 해결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정 의장은 오전 10시13분 새누리당 정 원내대표와 단독으로 만나 약 30분간 자신의 입장을 전달했다.
정 의장은 개회사에 대한 사과는 거부하는 대신 국민에게 유감을 표명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하지만 정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며 거부했다. 대신 정 원내대표는 국회 사회권을 부의장에게 넘길 것을 요구했는데 이번엔 정 의장이 거절했다. 이후 정 의장은 국회를 떠났고, 나가면서 “의장실이 다시 새누리당에 ‘점거’되지 않도록 하라”고 직원들에게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은 하루 종일 의원총회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정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정 의장이 추경예산안이 원만하게 처리되지 못해 국민께 송구하다고는 했지만 새누리당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고 보고했다. 이어 “‘국민들께 송구하다’고 밝힌 것에 대해 ‘국민들께’를 빼달라고 요구했지만 정 의장이 ‘그건 안 된다’고 거부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이를 두고 의총에서 갑론을박을 벌였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재발방지 약속과 분명한 사과가 전제돼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본회의 파행 장기화에 따른 의사일정 차질 우려가 고개를 들었다.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이나 국정감사 등 원내 일정은 물론 대법관 인준 지연으로 국정 차질도 예상됐다. 하지만 박주선 국회 부의장이 추경안 등을 비롯, 일시적으로 본회의 사회를 본 뒤 정 의장에게 사회권을 넘기는 방향으로 막판 합의가 이뤄졌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이날 야당 단독으로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보고서를 ‘부적격’ 의견으로 채택했다. 유성엽 교문위원장은 전날 청문보고서를 채택할 예정이었지만 새누리당 의원들이 참여를 거부하면서 이를 하루 연기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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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丁의장·새누리 한 발씩 양보 ‘극적 봉합’
입력 2016-09-02 18:14 수정 2016-09-02 18:18